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은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 씨(65)가 노동착취 논란 끝에 결국 일자리를 잃었다.
7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에는 올해로 45년째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지게꾼으로 일하는 임 씨의 마지막 산행 모습이 그려졌다.
임 씨는 자신을 둘러싼 노동착취 논란에 대해 “배달료 때문에 말이 엄청 많았다. 그 화살이 나한테 꽂히다시피 하더라”며 “나는 그런 쪽으로 (방송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노예 착취한다는 식으로 되니까, (일 주시는 분이) 일을 다시 시키게 되면 (사람들이) 나를 노예로 부린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나를 쓸 수 없다고 얘기하더라”며 “그래서 나도 그만두고 다른 일 찾아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 씨는 오해와 논란으로 맘고생이 많았지만 자신에게 호의로 일을 준 이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더 걱정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40여 년 넘게 착취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다는 임 씨는 마지막 물건을 나르면서 “마지막이라서 보답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배달비도 받지 않았다. 그는 끝으로 “이게 마지막이다. 앞으로 설악산에서 짐 안 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씨는 지난달 ‘유퀴즈’에 출연해 2시간 거리 흔들바위는 2만 원, 30분 거리 비선대는 8000원, 1시간30분 거리 비룡폭포는 6000원의 운반비를 받는다고 말했다. 키 158cm, 몸무게 62kg인 임 씨는 보통 60kg의 짐을 지고 올랐다.
그러나 방영 후 임 씨의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이 적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 씨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글이 올라와 2만8000여명이 동의했고,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도 같은 내용의 글들이 이어졌다.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임 씨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과거 지게꾼이 많았을 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해당 금액은 20여 년 전 얘기”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결국 45년간 이어온 지게꾼 생활을 접게 됐다.
16살부터 설악산에서 지게꾼 생활을 한 임 씨는 힘들게 번 돈으로 불우이웃과 어르신들을 돕는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가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1억 원이 넘는다. 홀몸노인과 장애인을 돕고 효도 관광을 보내주는 등의 공을 인정받아 2012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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