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갈았다” 코로나19 뚫고 2년 만 돌아온 방탄소년단, 열광의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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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11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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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뮤직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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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뚫고 2년5개월여 만의 국내 대면 공연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10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개최됐다. 이날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1만5000여 관객이 함께한 가운데 약 140분 동안 22곡의 히트곡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공연을 앞두고 찾은 주경기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공연 시작 2시간 전이었음에도 이미 팬들은 현장에 도착해 분위기를 즐겼다. 콘서트 장소로 향하는 팬들은 마스크를 쓰고도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수많은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은 한 손에 플래카드 형식의 종이 클래퍼(응원도구)를 들고, 또 다른 손에는 응원봉인 아미밤을 든 채 공연을 기다렸다. 이들은 공연 전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으며 흥을 돋우는가 하면, 몇몇 팬들은 현장에서 담소를 나누며 2년여 만에 재개되는 대면 공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빅히트 뮤직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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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펼쳐지는 대면 콘서트는 지난 2019년 10월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BTS WORLD TOUR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이후 2년 반 만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0월 온라인 콘서트와 LA 콘서트를 잇는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시리즈의 일환으로, 오랜만에 서울에서 열린 대면 콘서트인 만큼 첫날부터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공연이 펼쳐졌다.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퍼미션 투 댄스’ 속 메시지와 함께 방탄소년단과 팬들의 ‘만남’에 초점을 맞춘 이번 콘서트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곡에 담긴 메시지가 서울에서 실현되는 순간이라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은 첫날 공연부터에서 그간 대면 콘서트에서는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았던 곡, 방탄소년단이 팬들에 보여 주고 싶은 곡과 팬들이 보고 싶어 할 만한 곡 등을 엄선해 선보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온’(ON)으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대규모 댄서들과 함께 한 스케일이 큰 퍼포먼스를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완벽한 라이브로 역대급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색다르게 편곡한 ‘불타오르네’와 ‘쩔어’ 히트곡을 이어부르며 공연장의 열기를 뜨겁게 했다. 팬들은 함성 대신 클래퍼를 치며 방탄소년단의 공연에 ‘내적 환호’했다.

세 곡을 연달아 마친 이들은 2년5개월여 만에 대면으로 만나는 팬들에게 인사했다. “힘껏 박수쳐!”라고 외친 RM은 “주경기장에서 다시 만났다”라며 벅찬 모습을 보였다. 뷔는 “너무 오랜만”이라고 했으며, 정국과 지민은 “너무 보고 싶었다”라며 아미를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멤버들은 날씨가 춥지만 공연의 열기로 안 춥도록 해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빅히트 뮤직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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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멤버들은 오랜만에 대면으로 만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공연을 즐겨달라고 했다. 뷔는 “(지난번에는) 객석 앞에 카메라만 두고 촬영을 했는데 이번엔 아미들이 있어서 감동이고 설렌다”라 했으며, 제이홉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준비했으니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즐겨달라”라고 당부했다. 슈가는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우리가 2년 만에 함께 있다는 게 중요하지 않나”라며 “너무 기다리고 설레고 긴장됐다. 함께 즐기자”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지민은 “여러분이 춥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으며, 진은 “온라인으로 보고 있는 아미들도 많은데 시간과 공간은 다르겠지만 후회 없이 즐겨달라”고 말했다. RM은 “역사에 남을 콘서트이지 않나”라고 해 분위기를 달궜으며, 정국은 “후회 남지 않도록 끝까지 즐겨달라”고 했다.

인사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DNA’, ‘블루 앤 그레이’, ‘블랙 스완’으로 반전되는 분위기의 무대를 이어가 공연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이후 토크 타임이 되자 멤버들은 “3년 만에 하는 무대였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뷔는 “지난 서울 공연에 다리 부상으로 무대 참여를 못했다. 그때 분해서 강철다리로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돌아왔다”라고 말해 응원을 받았다. 진은 “아미들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거다. ‘무대 진짜 좋다’, ‘석진이 나이 먹어서 힘든 거 같은데’ 등”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아미들을 미소짓게 했다.

이어 ‘피 땀 눈물’, ‘페이크 러브’로 2막을 닫은 방탄소년단은 ‘라이프 고스 온’으로 콘서트에 감성을 더했으며, 미국에서도 대히트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불러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제이홉은 “꽉 찬 주경기장을 보니 뭉클하다”라고 했으며, RM은 “팬들의 들뜬 분위기를 터뜨릴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 후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버터’로 그 열기를 이어갔다.

빅히트 뮤직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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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아웃트로: 윙스’로 공연을 이어간 방탄소년단은 이동식 무대에 올라 멀리 있던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이들의 팬서비스에 아미들은 열띤 박수로 화답했다. 무대를 마친 지민은 “‘윙스’를 오랜만에 들려드렸는데 같은 공간에서 들으니 옛날 생각도 났다”고 했으며, 정국은 “심장이 바운스바운스하고 옛날 생각도 나더라. 돌아다니면서 행복했다”라고 했다. 슈가는 “아미들의 질서정연한 모습에 감동했다”라며 “공연 말미가 되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라고 했다. RM은 “모두가 같은 기분이겠지만, 이 공연이 끝난다고 우리의 춤과 노래가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멀지않은 미래에 만날 것”이라고 해 아쉬움을 달랬다.

이후 공연의 마지막 장이 펼쳐졌다. 흥으로 중무장한 방탄소년단은 ‘스테이’, ‘쏘 왓’, ‘아이돌’으로 공연 후반부를 불태웠다. 공연이 끝났음에도 아미들의 앙코르 요청이 이어졌고, 다시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홈’, ‘에어플레인 파트2’, ‘뱁새’, ‘병’ 등 많은 팬들이 듣고 싶어한 수록곡들로 세트리스트를 채웠다.

앙코르 무대도 마친 이들은 슬로건을 들고 클래퍼로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슈가는 “2년 반 동안 굉장히 오래 기다렸을 것”이라고 했으며, 제이홉은 “아미가 있는 곳이 우리의 집이구나 했다”라고 해 감동한 모습이었다. 이어 팬들은 멤버들의 주도 하에 파도타기를 이어가며 남다른 단합력을 보였다. 이어 최근 생일을 맞은 슈가에게 축하송도 불러줬다.

마지막으로 제이홉은 “다들 잘 지내셨냐. 그랬다면 다행이다. 저는 마냥 잘 지내지만은 못했다. 2년 반 동안 이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몰라 여러분들을 그리워하면서 계속해서 기다리며 지냈다. 너무 당연하지만 여러분을 본 순간 그 마음이 사라졌다”라며 “사실 2년 반 동안 아미 여러분에게 근황을 알리고 뭐라고 해보고자 온라인 콘서트 겸 중계 등 여러가지를 했는데 열심히 했지만 너무 힘들었고 역시 관객과 함께 있어야 공연이 완성되는 것 같다. 와 주셔서, 마음을 씻어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뷔는 “미세먼지 최악이라 걱정했다. 기침이 많이 나왔는데 양성은 아니다. 오해를 풀고자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2년 반 만에 콘서트라 기대를 하고 신나게 놀았다. 다음에는 기필코 아미들의 목소리를 듣고자하는 목표가 생겼다”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정국은 “2년 반, 체감은 23년 만인 거 같다”라며 “너무 보고 싶었고,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팬들의) 표정과 목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우리로 인해 행복한 시간이 됐길 바란다. 행복한 날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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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는 “2년 반 만에 다시 주경기장에 왔다.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죄송한 마음이 크다”라며 “오늘 즐거우셨냐. 아무쪼록 더 좋은 날이 있지 않겠나. 정말 오늘 즐겨줘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민은 “오랜만이다. 그동안 우리도 여러분도 서로 얼마나 기다렸냐. 리허설 할 때 기분이 이상하더라. 집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를 못 들어 어떡하지’ 했는데 팬들이 클래퍼를 치는 모습을 봤다. 난리났다”라며 “너무 고맙고, 그래서 아쉽고 힘들었던 게 다 없어져서 좋았다. 오늘 좋은 시간 보내서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와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다.

진은 “콘서트 준비를 많이 했다.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한다고 해서 미팅을 많이 했는데 큐시트를 가져가야 할지 멤버들의 고민도 있었다. 크게 바꾸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는데 마음에 드셨냐”라며 “오늘 날씨도 굉장히 춥고 걱정이 됐는데 많이들 따뜻하게 입고 오신 것 같아 다행이다. 우리가 리허설하고 날씨가 또 어떤지 알려드릴 테니까 여러분 건강 조심하시고 와 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RM은 “지긋지긋한 언택트. 사람들을 만나고 뛰고 하는 게 있을 땐 당연한 줄 알았는데 없으니 힘들었다. 억울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영혼을 갈아서 한 공연이다. 많이 보실 수 없고, 제한돼 있는 상태에서 하는 게 속상하지만, 올라올 때 여백을 채우자는 마음으로 결연하게 올라왔다. 여러분을 봐서 행복하다. 돌아보면 얼마나 재밌겠나. 나중에 ‘역사에 이런 콘서트도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공연, 최고의 안줏거리를 선사한 공연이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퍼미션 투 댄스’로 공연이 마무리됐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12~13일에도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로 팬들과 만난다. 마지막날 공연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도 즐길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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