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1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신청사가 새 대통령 집무실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것에 대해 “되게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건축학자 입장에서 디자인적인 측면이나 지리적인 측면에서 새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로 국방부 신청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유 교수는 “일단 청와대는 물론 디자인적으로 봤을 때 더 개선의 여지는 있겠지만, 애초에 만들어졌을 때 배치가 ‘청와대 경호실에서 디자인을 했구나’란 느낌이 들 정도다. 앞부분의 주 출입구에 경호대 두 개의 건물이 경비실처럼 좌우로 있고, 그 옆에 여민관이 있다. 1차적으로 바리케이드처럼 돼 있고, 그 안에 집무실 등이 다 있다”며 “이게 소통이 될 수 없는 구조라는 생각이 좀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한양 도읍을 정할 때 경복궁이 위치해 있고, 그 앞에 육조거리(조선시대 6개 중앙관청이 있던 광화문 앞의 대로)가 있었지 않느냐. 그 당시를 생각해 보면 사람들의 교통수단이 걷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한양 도성의 경계부가 남대문까지다. 딱 거기까지가 사람들이 상상하는 수도의 영역”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서울도 강남으로 확장되면서 4대문 안쪽의 도읍 바운더리에서 훨씬 더 넓어져 중심축이 어떻게 보면 경복궁 쪽에서부터 용산 쪽으로 옮겨오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예전에 한번 국방부에 강연 차 한번 가본 적이 있는데, 제가 태어나서 봤던 뷰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풍수지리를 잘 모르겠지만, ‘이런 데 대통령 집무실 같은 거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왜 점령군들이 다 여기에 와서 진을 쳤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여러 곳) 중에 최고였던 것 같다”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여기는 위치가 너무 좋다’, ‘그래서 미군이 주둔했나 보다’, ‘그나마 국방부가 여기를 차지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안을 리모델링하면 된다’ 등 반대 의견에 대해선 “그거야 뭐 행정부 마음”이라며 “그런데 확실하게 지금 청와대 자리의 경우 왼쪽에 언덕이 있고 오른쪽에 인왕산이 있어 수비하기에는 좋은 형세이기는 한 것 같은데, 미래지향적으로 볼 때는 옮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에 미군 부대가 이전을 하고 나면, 거기가 용산 가족공원으로 다 오픈될 것 아니냐”며 “그러면 앞에 시민들이 올 수 있는 공원이 있고, 그 위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으면 약간 백악관하고 비슷한 컨디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그간 용산 국방부 신청사,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등을 후보지로 두고 집무실 이전을 검토해 왔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전날 “새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로 국방부 신청사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이른바 ‘용산 대통령 시대’가 개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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