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엄마의 엄마의 엄마로부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9일 03시 00분


◇엄마가 수놓은 길/재클린 우드슨 글·허드슨 탤벗 그림·최순희 옮김/48쪽·1만4000원·주니어RHK(7세 이하)

수니의 증조할머니는 고작 일곱 살 때 흑인이란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노예로 팔려간다. 증조할머니는 자신의 엄마가 준 헝겊 조각 하나를 품에 안고 주인집에서 얻은 바늘과 붉은 색실로 조각보에 달과 별, 그리고 떠나온 길을 수놓으며 살아간다. 훗날 성인이 된 증조할머니는 딸을 낳았고, 그 딸 역시 일곱 살에 노예로 팔려간다. 딸은 자신의 엄마처럼 주인집에서 조각보에 비밀 지도를 수놓으며 커간다.

저자는 미국에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 흑인 여성들의 삶을 헝겊을 이어 붙여야 완성되는 조각보와 연결해 풀어나간다. 일곱 살에 노예로 팔려가 엄마가 보고플 때마다 엄마가 준 헝겊을 얼굴에 대고 숨죽여 울던 흑인 여성들이 자유를 얻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미국 유명 아동문학상인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2006년)이다. 세계적인 아동 문학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은 재클린 우드슨의 가족사를 바탕으로 했다. 다양한 색감의 조각보를 포함한 화려한 그림은 보는 맛을 더한다.
#엄마가 수놓은 길#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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