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마산교구장인 배기현 주교(사진)의 책 ‘늙은 아버지와 고독한 아들’이 최근 출간됐다. 그의 첫 책으로 37편의 에세이를 비롯해 주교로서 발표한 교서와 담화문 등이 담겨 있다.
‘늙은…’은 유쾌한 참회록이자 자전적 에세이로 흥미로운 일화들이 소개돼 있다. “일이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2016년 마산 교구 제5대 교구장 서품 및 착좌식 중 배 주교의 답사 첫마디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하느님께서 자신이 ‘불쌍해서’ 주교로 불러주셨음을 고백했다.
서울 말씨의 여성을 짝사랑한 소년의 ‘환상 교향곡’, 음주와 흡연 등으로 여러 차례 정학을 당하고도 퇴학의 문턱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고교 시절의 ‘전과 기록’, 12년 만에 턱걸이로 신학교를 졸업한 뒤 펼치는 사목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느님 자비와 섭리를 찾아가는 진솔한 영적 성찰을 엿볼 수 있다.
배 주교는 알코올 의존자가 된 친구를 보듬어 안으면서도, 스스로는 하느님께 완전히 본인을 맡기지 못하고 사는 인간임을 깨닫는다. 그는 이 친구를 통해 “하느님께서 훌륭한 신부인 듯 위선 속에 살아온 허영심을 깨우치게 해주신 것”이라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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