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 ‘문어의 아홉번째 다리’ 쓴 독일 작가 디르크 로스만
“기후변화는 현실, 행동 나서야”
2100년 프랑스 파리, 105세 과학자 막시밀리안은 6명의 동료 과학자와 함께 2025년을 회상한다. 당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자 미국, 중국, 러시아는 육류 소비 감축, 자동차 주행거리 제한과 같은 강력한 규제를 발표한다. 이에 브라질이 강력 반발하고, 미-중-러와 브라질 간 싸움을 조장해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은 브라질에 강력한 무기를 지원한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독일 작가 디르크 로스만(76·사진)의 공상과학(SF) 스릴러 소설 ‘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북레시피) 줄거리다. 이 책에는 기후변화를 둘러싼 선·후진국 간 갈등의 현실이 반영돼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자 인도, 브라질 등이 “선진국 발전의 대가를 개도국이 질 수 없다”며 반발했다. 저자 로스만은 세계 4100개 매장을 가진 헬스·뷰티숍 로스만그룹의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3일 서면 인터뷰에서 “나는 사업가이기 전에 자식과 손자의 미래를 걱정하는 아버지이자 할아버지다. 기후변화는 현실이다. 즉시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소설 집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신작에서 브라질에 무기를 지원하려는 세력의 음모를 폭로해 전쟁을 막은 이는 평범한 요리사 히카르두 다 실바다. 그는 식당 손님인 FC 상파울루 회장 엔리케 자코브 데 수르포에게 폭로 쪽지를 전달한다. 로스만은 “수줍어 보이는 한 소녀가 2018년 8월 스톡홀름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다. 소녀는 그레타 툰베리”라며 “우리 안에는 히카르두나 툰베리가 있다. 육식을 줄이고 비행기를 덜 타는 소비 생활을 통해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설에서는 2025년에 대한 회상과 더불어 2100년 현재의 이야기도 진행된다. 파리에 모인 과학자 중 한 명인 자이츠는 자신이 개발한 인공 다리를 문어에게 붙여 다리가 아홉 개인 문어를 선보이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로스만은 “문어는 그 자체로서 완벽하기에 더 이상의 다리가 필요하지 않다.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욕심을 비판하고자 문어를 소재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자국 이기주의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중국이 31%로 가장 많고 미국, 인도, 러시아 순으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소설에서처럼 미국,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강력한 기후 동맹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는 국가 간 경계를 뛰어넘기에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문제 해결에 어떤 이견도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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