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작품으로 ‘노인 죽이기 클럽(Killing Old People Club·가제)’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보다 더 폭력적인 내용이 될 겁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황동혁 감독(51)이 ‘오징어게임2’ 이전에 제작할 것으로 보이는 차기작에 대해 입을 열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황 감독은 이날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송콘텐츠 마켓 ‘MIPTV’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차기작은 황 감독이 움베르트 에코(1932~2016)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감독은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미 25페이지 분량의 글을 써놓은 상태”라고 했다. 황 감독은 이 외에는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작품이 공개된 뒤에 나는 아마도 노인들을 피해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여 노인들이 희생자가 되는 내용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작품이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어떤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황 감독이 에코의 어떤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가 ‘노인 죽이기 클럽’이라는 단어를 언급했고, 폭력성 수위가 높다고 말한 것을 미뤄볼 때 에코의 유작 에세이집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 하는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 책에는 에코가 2011년 집필한 ‘늙은이들이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짧은 에세이가 포함돼 있다. 미래를 예측한 이 글엔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에 가보면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죽지 않고 버티는 노인들”, “이들 탓에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젊은이들이 자식 없는 노인들을 죽이는 방법이 제시된다. 이를 위해 ‘제거 명단’부터 작성해야 한다는 등 ‘노인 사냥’ 방법도 나와 있다. 이 같은 내용으로 미뤄볼 때 황 감독이 초고령화로 인해 노인층과 젊은층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미래 사회에서 ‘노인 사냥’이 벌어진다는 설정으로 차기작을 만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황 감독은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오징어게임2’에 대해선 “이제 집으로 돌아가 ‘오징어게임2’ 시나리오를 쓸 것이다”라며 “2024년 말까지는 넷플릭스에서 이 시리즈가 공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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