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스토리의 명작 뮤지컬 만들어 세계무대 올릴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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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부츠’ 등 발굴 CJ ENM 최윤하 PD
브로드웨이서 흥행할 뮤지컬 찾아 될성부른 작품 만나면 공동제작
“작품 올리는 데에만 5∼6년 걸려”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등 한국 뮤지컬 판권 해외 수출도

최윤하 PD는 “보수적인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한국문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영화 ‘미나리’와 드라마 ‘파친코’ 성공 이후 한국인 이민 2, 3세대의 이야기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하 PD 제공
최윤하 PD는 “보수적인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한국문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영화 ‘미나리’와 드라마 ‘파친코’ 성공 이후 한국인 이민 2, 3세대의 이야기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하 PD 제공
뮤지컬 ‘킹키부츠’ ‘물랑루즈!’ ‘백투더퓨처’….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를 달구며 세계적으로 흥행한 이 뮤지컬들은 초연 제작부터 국내 기업이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2014년 한국을 떠나 8년 넘게 브로드웨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최윤하 PD(42)가 주인공. CJ ENM 공연사업부 소속인 그의 업무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흥행할 만한 뮤지컬을 찾는 것이다. 그가 될성부른 작품을 찾아내면 회사는 공동 제작에 나선다. 그를 사로잡은 작품들은 미국 토니상과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하며 명작 반열에 올랐다. 13일 미국 뉴욕 현지에 있는 그를 화상으로 만났다.

“8년간 성공도 했지만 실패도 참 많이 했어요. 대본 읽기부터 제작진 구성, 배우 캐스팅, 초연까지…. 작품 하나 올리는 데 5∼6년씩 걸리는 브로드웨이는 정말 인내심이 필요한 곳입니다.(웃음)”

그의 안목을 거쳐 공동 제작된 작품들에는 관객뿐 아니라 평단 호평도 쏟아졌다. 신디 로퍼가 작곡가로 나선 ‘킹키부츠’는 2019년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고, 2021년 초연된 ‘백투더퓨처’는 올해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상 최우수 신작 뮤지컬 작품상을 받았다. “개발 초기 작품을 선정해 공동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있어요. 이를 토대로 한국 스토리 기반의 작품을 공동 제작해 세계무대에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작품당 50만∼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공동 제작자가 되면 모든 제작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회의 참석은 그가 뉴욕에 ‘1인 사무실’을 차린 이유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성공 이후 보수적인 브로드웨이 관계자들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어요. 한국문화를 하위문화가 아닌 예술로 대우하죠. 과거보다 훨씬 더 한국인의 관점과 취향을 궁금해하고요.”

걸음마 수준이지만 한국 뮤지컬의 해외 판권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2016년 국내 초연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대표적이다. 미국 공연 제작사가 판권을 사 가 2020년 1월 애틀랜타에서 공연을 올렸고, 현재 브로드웨이 초연을 준비 중이다. 배우 등 공연 제작진이 모두 미국인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는 해외 제작사에 높은 가격의 로열티를 낸 라이선스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어쩌면…’을 본 브로드웨이 관계자 반응도 무척 좋았어요. 애틀랜타 초연도 좋은 리뷰를 받았죠.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보다 새로운 화두가 될 만한 작품을 찾는 최근 브로드웨이 취향을 저격한 작품입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뉴욕살이 8년 차, 이제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까. “5년? 아니 3년만 있어도 한국인이 만든 좋은 뮤지컬들이 브로드웨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때까지 브로드웨이 현장에서 열심히 뛰겠습니다. 하하.”
#최윤하 pd#브로드웨이#흥행 뮤지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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