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가 그물을 던지는 그림이 새겨진 일명 ‘어부의 반지’는 교황의 권위를 상징하며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라는 의미가 있다.”
천주교서울대교구 대변인이자 홍보위원회 부위원장인 허영엽 신부의 신간 ‘성경 속 상징’(가톨릭출판사·사진)의 일부 내용이다. 허 신부는 이 책에서 성경 속 자연, 동물, 사물, 신체, 감정 등 110가지 상징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흥미롭게 풀이했다.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선종(善終)하면 부수게 되는데 이는 가톨릭 세계에서 그의 권위가 끝났음을 상징한다. 부서진 반지는 교황의 관 속에 들어가는데 위조를 막기 위한 것이다.
2008년 1월 당시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아그네스 성녀 축일에 어린양 두 마리를 축복했다. 그 어린양의 털은 교황이 각국 신임 대주교를 로마로 불러 그들에게 입혀주는 팔리움(pallium)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팔리움은 목과 어깨에 둘러 착용하는 좁은 고리 모양의 양털 띠로, 주교 임무의 충실성과 교황 권위에 대한 순종을 뜻한다. 허 신부는 “이스라엘 민족은 유목 생활을 했기에 성경에는 양털을 깎는 일이 자주 등장한다”며 “흰 양털은 무구함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책은 ‘우리가 머무는 곳’ ‘하느님이 주신 자연’ ‘우리 주변의 동물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 ‘우리의 신체’ 등 8장으로 구성됐다. 고 김수환 추기경과 ‘피겨 퀸’ 김연아 선수의 묵주반지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를 통해 성경 속 상징의 의미를 전한다.
염수정 추기경은 “성경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하느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갖고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며 “이 책이 독자들을 하느님의 말씀에 맛들이게 할 것”이라고 추천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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