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친하게 지내던 같은 반 친구와 서먹해졌다. 고작 몇 달간의 겨울방학 동안 만나지 못한 게 이유였다. 수업이 끝나면 함께 시간을 보냈고, 하굣길에서도 끊임없이 수다를 주고받던 사이였다. 개학 첫날, 학교에서 마주친 친구와 어쩐지 어색해 눈을 피했다. 한번 놓친 인사는 시간이 갈수록 더 어려워졌다.
소녀가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다. 친구와 다시 손잡고 인사하며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다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편지지에 마음을 꾹꾹 눌러쓴 다음 친구의 집 우편함에 넣었다. 며칠 뒤 소녀 앞으로 친구의 답장이 왔다. “편지 보내줘서 고마워. 나도 사실은 너와 인사하고 싶었거든. 우리 엄마가 넌 참 용감한 아이라고 했어.”
다음 날 둘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리고 다시 친구가 됐다. 멈추었던 관계를 움직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누군가에게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용기의 가치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따뜻한 색감의 그림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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