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도 내 특징중 하나”… 현실속에서 찾은 담담한 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5일 03시 00분


18세 여고생의 투병 담은 에세이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출간

전신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 난치병 타카야수 동맥염을 앓는 고등학생 신채윤 양(18)이 투병기를 담은 에세이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한겨레출판사·사진)를 12일 펴냈다.

신 양은 병을 앓는 것이 자신의 여러 특징 중 하나라고 보고, ‘견디는 시간이 축제처럼 즐거울 수도, 난파된 배에 매달린 심정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했다.

신 양은 열다섯 살이던 2019년 병을 진단받았다. 치료제가 없어 염증 수치를 낮추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제를 맞는 게 유일한 치료법. 한데 안과에서 “스테로이드제를 계속 복용하면 시신경이 죽어 실명할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새 학기에 친구들에게 병을 고백하기까지 고민하고, 부은 얼굴을 보기가 싫어 병을 앓고 난 뒤에는 미용실도 가지 않았다.

책은 투병의 고통만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혈관이 좁아지는 증상 때문에 조금만 운동해도 손발이 차가워지지만 언니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며 체력을 기른다. 어두운 감정만 기록하는 ‘우울노트’를 따로 만들었다. 그는 이를 통해 ‘이 상황을 똑바로 마주하고,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고 했다.

발레 하는 사람부터 엄마와 언니의 얼굴, 수업을 듣는 친구들까지 A4 용지에 연필로 스케치를 하며 그림이라는 취미도 키워 나간다. 책 제목은 새 학기에 실제 자기소개를 할 때 했던 말이다. 자신의 질병을 통해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은 고통에 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18세 여고생#희귀병#투병 담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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