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채널A ‘뮤지컬스타’ 촬영 현장. 뮤지컬 ‘마리 퀴리’ ‘킹 아더’의 신은경 음악감독이 뮤지컬 ‘데스노트’ 중 주인공 라이토의 넘버(노래) 시연을 막 끝낸 참가자에게 물었다.
“점점 고조되는 주인공의 감정을 다음 장면에서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 같습니다.”
참가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답하자 신은경 감독은 그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목소리는 충분히 완성도가 있는데…. 넘버의 음악적 구조를 본인 생각으로 분석한 게 아니라 남의 것을 카피한 느낌이라 아쉽네요. 다시 불러볼까요?”
이날 촬영에선 ‘뮤지컬스타’ 참가자 18명이 뮤지컬 연출가와 음악감독의 멘토링을 받았다. ‘뮤지컬스타’는 2015년부터 8년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개최해 온 뮤지컬 배우 발굴 프로젝트로, 채널A가 2019년부터 매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다. 네 번째 시즌인 올해 ‘뮤지컬스타’는 10일 오후 11시 10분 첫 회가 방송된다.
멘토링 프로그램에는 뮤지컬 ‘베르테르’를 연출한 조광화와 연극, 뮤지컬에서 활약 중인 김태형 연출가, 신은경 이경화 음악감독이 멘토로 참여한다. 참가자들을 향한 조광화 연출가의 연기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넘버 속에서 분위기가 바뀌면 배우의 행동도 바뀌어야 하는데…. 가사 분석이 하나도 안 돼 있는 것 같아.”
멘토의 날카로운 지적에 참가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멜로디에 숨지 말고 본인의 말을 따라가라.”
“상황을 구체적으로 해석하라.”
“강약 조절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이날 멘토링을 받은 참가자 18명은 전체 지원자 728명 가운데 3월부터 두 달간 이어진 경연을 통과한 이들이다. 오디션 참가 요건을 ‘만 24세 이하’로 두고 있는 만큼 지원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다수다. 박정숙 DIMF 사무국장은 “경연대회 외에도 멘토링 프로그램을 따로 두는 이유는 뮤지컬스타가 단순히 우승자만을 뽑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실력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더욱 엄격해진 경연 룰로 긴장감을 더한다. 심사위원 5명 중 4명에게만 선택을 받으면 합격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 시즌부턴 심사위원 전원에게 선택을 받아야 한다. 만장일치 선택을 받지 못한 참가자는 그 자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심사는 뮤지컬 배우 정영주, 마이클 리, 민우혁, 켄 그리고 장소영 음악감독이 맡는다.
각양각색 사연을 지닌 참가자들의 드라마도 주요 볼거리다. 올해로 4년째 도전하는 뮤지컬스타 ‘4수생’부터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공장 2교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지망생, 한쪽 청각은 잃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년, 낮엔 회사 저녁엔 연습실을 오가는 직장인까지…. ‘뮤지컬스타’ 연출을 맡은 전경남 PD는 “여러 사연을 지닌 참가자들이 기존의 뮤지컬 넘버를 어떻게 본인 이야기로 재해석하고 어떤 메시지를 담아 노래하는지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귀 기울이면 방송을 더욱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MC는 뮤지컬 ‘알타보이즈’(2016년)에서 주인공 매튜를 연기한 배우 이이경이 맡았다. 이이경은 “참가자들이 각자의 개성과 강점을 살리려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받은 순간이 정말 많았다”며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분들이 절대 포기하지 않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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