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노래경연 우승 알렉사 인터뷰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서 마이클 볼턴-메이시 그레이 등 美대표하는 가수 56명과 겨뤄
알렉사, ‘프로듀스 48’ 출연 뒤 2019년 한국서 가수로 데뷔
“美 안방에 K팝 알리려 도전, 빌보드보다 MAMA무대 서고 싶어”
16일 오전(현지 시간 15일) 방송하는 ‘2022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미국의 새로운 ‘팝 여왕’이 등장한다. 알렉사(김세리·26). 그는 방탄소년단 이후 케이팝 가수로는 두 번째로 이 시상식에 시상자 자격으로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무대에 오른다.
신장 150cm. 케이팝 아이돌 세계에서도 최단신. 그런 알렉사가 9일(이하 현지 시간) 미합중국 전체를 뒤흔들었다. NBC TV 노래 경연 프로그램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것이다. 케이팝 가수가 미국 지상파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 5개 해외 영토를 대표하는 가수 56명이 한 달간 피 터지게 겨뤘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미국판으로 이번에 처음 선보인 이 대회에는 신인 가수는 물론이고 마이클 볼턴, 메이시 그레이, 주얼, 시스코 등 기존 팝스타도 ‘계급장’ 떼고 투신했다. 그러나 끝내 이 작은 거인 앞에 무릎 꿇었다. 우승 뒤 국제전화로 12일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알렉사를 인터뷰했다.
“미국에 살며 샤이니, 현아 선배님 등 케이팝 가수들을 알게 돼 푹 빠졌어요. 열세 살 때 ‘Change’(현아)의 안무를 따라 추며 한국 음악에 빠져든 소녀였는데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아직 꿈에서 덜 깬 목소리였다. 들뜬 음성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러시아계 부친, 한국계 모친 사이에 태어났다. 스물한 살까지 미국에 살았지만 꿈은 늘 케이팝 스타였다. 태평양을 건너 2018년 엠넷 ‘프로듀스 48’에 출연한 뒤 2019년 한국에서 꿈에 그리던 한국 가수로 데뷔했다.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에 참가해 오클라호마주를 대표한다는 사실이 처음엔 큰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고향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동시에 사랑하는 음악인 케이팝까지 미국 안방에 알릴 수 있다면 도전해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클라호마주 대표가 케이팝을 내세운 순간부터 ‘알렉사 혁명’은 시작됐다. 오클라호마주와 털사를 대표하는 장르는 컨트리, 블루스, 로큰롤 등 미국의 유산들이었기 때문이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너무너무 떨렸지만 저는 늘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것들이 좋았어요. 연습 때는 실수도 했지만 생방송에서는 이상하게 한 번도 실수를 안 했습니다.”
알렉사가 준비한 곡은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콘셉트로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고난도 안무, 핏빛 빨강을 내세운 무대 연출, 알렉사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연기가 합쳐져 미국 안방을 흔들었다. 특히 5m 높이의 공중에서 시작해 근 10m 높이 계단 위에서 뒤로 뚝 떨어지며 끝낸 결승전 피날레 무대는 소름 돋는 명장면으로 회자됐다. 알렉사는 “뮤지컬을 전공했고, 스턴트 연기를 너무 좋아해 액션 스쿨에 다닌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미국 슈퍼스타 래퍼 스눕 독, 가수 켈리 클라크슨도 극찬했다. 알렉사는 우승 뒤 객석을 향해 한국식 큰절로 인사했다.
알렉사는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팬 미팅을 열고 16일 저녁엔 다저스타디움의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경기에서 미국 국가도 부른다.
“케이팝 가수로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제 꿈이자 목표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가수’가 되는 거예요. 꼭 한번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는 그래미나 빌보드보다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입니다. 어려서부터 제가 동경한 것은 케이팝의 세계였고, 늘 케이팝 스타를 꿈꾸며 지금까지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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