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들고 송강호 등 한국 톱스타가 총출동한 영화 ‘브로커’가 26일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앞서 공개된 후 국내외 언론의 극찬을 끌어내며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또 한 편의 한국영화인 ‘브로커’는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브로커’는 26일(현지 시각) 오후 7시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송강호·강동원·배두나·이지은(아이유)·이주영 등 출연 배우들은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이 영화는 지난 17일 개막한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다르덴 형제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크라임스 오브 퓨쳐’,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아마겟돈 타임’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올해 영화제 최고 기대작 중 한 편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2013년에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거장이다. 출연 배우 면면도 화려하다. 송강호는 ‘밀양’ ‘박쥐’ ‘기생충’ 등으로 이미 수차례 칸에 초대된 글로벌 스타다. 배두나 역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다. ‘브로커’가 일본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긴 해도 한국에서 제작한 한국영화로 분류된다는 점도 세계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헤어질 결심’도 올해 영화제 최고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또 한 편의 한국 콘텐츠가 어떤 성과를 낼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브로커’는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는 미혼모가 아기를 입양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아이를 중심으로 유사 가족이 형성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족’은 고레에다 감독이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꾸준히 다뤄온 주제다.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 역시 가족에 관한 영화였다. 이 작품이 칸에 초청되기 전부터 국내 영화계에는 고레에다 감독이 한국 배우·제작진과 또 한 편의 뛰어난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후 칸 경쟁 부문에 초청되자 영화 만듦새로만 보면 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 관전 포인트는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 여부다. 송강호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출연작이 수차례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칸에 자주 온 단골손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행사에선 한국 남성 배우 최초로 심사위원에 위촉되기도 했다. 이에 국내에선 이번엔 송강호가 연기상을 받을 때가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 남성 배우가 칸에서 연기상을 받은 적은 없다. 송강호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브로커’ 제작보고회에서 “상을 받으려고 영화를 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상영회가 끝나면 다음 달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 자리에도 고레에다 감독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이 끝나면 감독 및 배우는 전 세계 언론과 따로 인터뷰를 하게 된다. 올해 칸영화제는 28일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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