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면서 한국영화는 2019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3년만에 세계 최고 영화제 가장 높은 무대에 서게 됐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건 2007년 ‘밀양’의 전도연 이후 칸에서 15년만의 한국배우 연기상이다.
한국영화가 처음 칸영화제 문을 두드린 건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 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면서부터였다. 다만 영화제 본 무대라고 할 수 있는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건 2000년대부터였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한국영화 최초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임 감독은 수상에 실패했지만, 2002년 ‘취화선’으로 다시 한 번 칸으로 가 이번엔 감독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칸에서 본상을 받은 첫 번째 기록이었다.
다시 2년 뒤엔 이번엔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은 황금종려상에 이은 2등상으로 여겨진다. 2007년엔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려 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그로부터 2년 뒤 2009년으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차지했다. 그 다음 해엔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았다.
이처럼 한국영화계에서는 임권택 감독에 이어 박찬욱·봉준호·이창동·홍상수·김기덕 감독 등이 돌아가면서 칸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가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정점에 섰다. ‘기생충’은 그해 칸영화제 최고 화제작으로 수차례 거론됐고, 해외 언론 평점에서도 최고점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한국영화가 칸영화제 두 개 부문에서 상을 받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또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한국영화는 칸 영화제 주요 부문인 황금종려상·심사위원대상·심사위원상·감독상·각본상·여우주연상·남우주연상을 모두 차지한 나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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