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박 감독의 소감에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박 감독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동료들에 축하를 받으며 단상으로 걸어나온 박 감독은 “(코로나19로)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이나 영화관이라는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면서 제작사와 배급사, 출연 배우 등 관계자에 감사 인사를 표했다.
한 방송사 중계 화면에는 객석에 앉은 고레에다 감독이 흰색 손수건을 들고 눈밑을 닦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박 감독이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언급하자 일본의 거장 역시 크게 공감하면서 눈시울을 붉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날 첫 번째 한국 영화 연출작인 ‘브로커’로 애큐메니컬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는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편 한국인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은 박 감독이 두 번째다. 앞서 2002년 영화 ‘취화선’으로 임권택 감독이 같은 상을 수상한 지 20년 만이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칸 영화제에서 두 번의 수상 경험이 있는 그가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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