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뫼 정현식 서예가(62)의 전시회 ‘몽필생화(朦筆生花·흐릿한 붓 끝에 꽃이 피다)’가 30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백악미술관에서 열린다.
정 작가는 불교 수행, 문자명상, 서예 인문학을 통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창작활동을 벌여 왔다. 그는 자신의 호를 딴 솔뫼민체와 솔뫼한자체를 비롯해 손편지체, 광개토대왕비체 등 9개 서체를 개발했다. 이육사 청포도 시비 등 여러 금석문과 해인사, 팔공산 갓바위, 곡성 태안사, 안동 봉정사, 청주 용화사, 강릉 현덕사, 고운 최치원기념관 등 사찰과 기관의 현판 및 주련(한시 구절을 새기거나 써서 전통 건축물 기둥에 걸어 놓는 장식물로, 두 구절이 한 짝을 이룸)을 썼다.
이번 전시에는 1만6000여 자로 이뤄진 ‘임제록’ 16폭 병풍과 수묵점묘를 비롯해 스테인리스, 가죽, 의류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작품들을 출품했다. 1층에는 개인 작품 외에도 젊은 작가들과 함께 작업한 가구, 의류, 영상 등 서예의 스펙트럼을 확대한 작품을, 2층에는 전통서예와 수묵점묘를 각각 전시한다. 다음 달 5일 오후 2시에는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한다.
정 작가는 “한글 민체와 한문 서체가 조화를 이루고 호환성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품들을 골랐다”며 “해학적인 글씨의 형상 체계를 통해 추상성과 독창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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