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밖에서 놀자.” 아들이 문을 노크하며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아들을 상대해주는 수밖에 없다. “알았어. 그럼 조금만 기다려.” 야스히코는 서둘러 잠수복을 입었다. 신기하게도 이 꼴로 밖을 나다니는 것에 아무런 저항감이 없었다. 지금은 긴급 사태니까 어쩔 수 없다는 당당함과 방역이라는 대의명분이 있다. 헬멧도 제대로 썼다.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발에는 긴 부츠를 신었다.
임신한 부인과 다섯 살 아들을 둔 가장의 감염병 분투기를 그린 ‘코로나와 잠수복’ 등 5개 단편을 모은 소설집.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