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7∼8월호 장르문학 특집
문학사상도 7월호 주제로 다뤄
외연 넓혀 독자 끌어들이려는 시도
장르문학 전문잡지도 인기 상승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에서도 기획하기 힘든 장르문학 작가 20명의 작품 단체 게재를 ‘현대문학’에서 제안받았을 때 나는 ‘정말?’ ‘진짜로?’라고 반신반의했다.”
소설집 ‘저주토끼’(Cursed Bunny·아작)로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46)는 1일 출간된 문학잡지 현대문학 7월호에 이렇게 썼다. 1955년 창간돼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잡지인 현대문학이 7, 8월호를 연달아 장르문학 특집으로 꾸미자 놀라움을 표현한 것이다. 특집에는 정 작가가 섭외한 장르문학 작가 20명의 작품을 실었다. 윤희영 현대문학 잡지팀장은 “순수문학을 주류, 장르문학을 비주류로 정하고 선을 긋던 문학계 판도가 바뀌며 내린 선택”이라며 “문학잡지에 연재된 작품을 묶어 단행본도 펴낼 계획”이라고 했다.
순수문학을 주로 소개했던 전통 있는 문학잡지들이 장르문학을 소개하고 있다. 문학잡지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외연을 넓히며 독자를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1972년 창간한 문학잡지 ‘문학사상’은 7월호 주제를 한국 장르문학의 발전으로 정했다. 최근 한국 문학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이유로 장르문학의 문학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꼽으며 장르문학의 변화에 주목했다.
장르문학 전문 잡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6월 네 번째 주 문학잡지 분야 베스트셀러 중 공상과학(SF) 문학 전문 잡지인 ‘어션테일즈 3호’(아작)가 2위, 추리문학 전문 잡지인 ‘미스테리아 41호’(엘릭시르)가 4위를 차지했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순수문학의 본가로 불리는 ‘현대문학’ ‘문학사상’의 선택은 장르문학이 대세로 떠오른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며 “독자를 잡기 위한 문학잡지의 변화는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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