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공연을 앞두고 홈페이지에 욱일 문양으로 빈축을 산 미국의 인기 팝밴드 ‘마룬파이브(Maroon 5)’에게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항의 메일을 보냈다.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 온 서 교수는 5일 “마룬파이브 공식 홈페이지에 등장한 욱일기 문양을 삭제하라는 내용을 메일에 담았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마룬파이브는 지난 2일 홈페이지에 오는 11월부터 진행되는 월드투어 추가 공연 일정을 공개했는데, 홈페이지 배경 사진에 욱일기 문양을 넣어 문제가 됐다. 마룬파이브는 3년9개월 만인 오는 11월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무대에 오른다.
서 교수는 항의 메일에서 “일본의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다”라는 점을 강조한 후, 욱일기 관련 영어영상을 함께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욱일기가 나오는 장면을 하루 빨리 삭제, 혹은 교체를 하여 아시아 팬들에게 또 한번의 상처를 주지 않길 바란다는 요청을 강력히 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마룬파이브이기에, 홈페이지를 통해 욱일기의 역사적 의미가 잘못 전달될 수도 있어 꼭 바로 잡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마룬파이브의 욱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발표한 ‘원 모어 나잇’ 뮤직비디오에서 욱일기가 걸린 장면을 노출시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욱일 문양은 욱일기에서 비롯됐다. 욱일기는 일장기의 붉은 태양 문양 주위로 붉은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의 깃발을 가리킨다.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상징으로 인식되며 전범기로 통한다. 한국 등 일제 피해국에서는 금기시된다.
욱일 문양은 다른 해외 밴드도 종종 사용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 미국의 세계적 펑크 록 밴드 ‘그린데이’는 각각 굿즈와 콘서트 영상에 욱일 문양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사용해 입방아에 올랐다.
음악 시장 규모가 크고 팬이 많은 일본에 비교적 호의적인 해외 팝스타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다. 문제의식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욱일 관련 논란이 자꾸 벌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해외 팝뿐만 아니라 여러 콘텐츠에 여전히 무분별하게 노출돼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글로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에 욱일기 문양이 수차례 등장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우리가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꾸준한 항의로 욱일기 퇴출에 힘을 모아야만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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