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좋은 여성들/힐러리 로댐 클린턴·첼시 클린턴 지음·최인하 옮김/616쪽·3만3000원·교유서가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전학 교수인 메리 비어드가 BBC에서 고대 로마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진행한 것에 대해 2012년 영국의 한 유명 TV 평론가는 비난을 쏟아냈다. 비어드가 TV에 출연하기에는 너무 못생겼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비어드는 “나는 고전학자이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복수에 대해 잘 안다. 이들은 상스럽게 앙갚음을 하지 않고 합당한 응징을 했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외모가 아닌 나의 일에 대한 평가”라고 대응했다. 비어드의 담대한 반응에 대중은 엄청난 지지를 보냈고, 비어드는 TV 출연을 이어갔다.
여성의 성장, 이에 수반되는 시련과 차별은 역사에서 지워지기 일쑤였다. 미국 제67대 국무장관이자 대통령부인을 지낸 힐러리 로댐 클린턴과 그의 딸 첼시 클린턴은 여성의 권리를 위해 애쓴 이들의 업적을 담았다. 운동선수, 사회운동가, 지도자, 발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은 모두 모녀의 삶에 영감을 준 인물이다. 헬렌 켈러처럼 잘 알려진 여성들도 있지만 콜롬비아 출신 수사 전문기자인 지네스 베도야 리마 등 대중이 주목하지 않은 낯선 인물도 적지 않다.
이들은 각기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낙관적인 성향으로 난관을 극복했다. 또 자신의 행동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굳은 신념을 지녔다.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대표적이다. 파키스탄 출신인 그는 “소녀들도 학교에 갈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2012년 탈레반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다. 목숨을 건진 후 그는 대학에 진학했고, 재단을 만들어 전 세계 여학생의 교육을 지원하는 기금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스웨덴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15세에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 변화의 위험성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일각에선 10대 소녀의 이런 행동을 얕잡아보기도 했지만, 그는 “변화를 보기 위해선 자신 역시 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 결과 세계 젊은이들에게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대한 영감을 줬다.
두 저자는 여성의 성취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산다. 저자들은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이 하나 있다면 바로 세상은 항상 배짱 좋은 여성들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늘 그런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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