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0일 개봉
사극과 SF 접목시켜 신선한 도전, 김우빈-김태리 등 스타 대거 출연
고려시대∼현재 오가며 탈옥수 추격, 액션-CG에 빠져 줄거리 놓칠 수도
올여름 최대 기대작이었던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두 편의 1000만 영화 ‘도둑들’(2012년) ‘암살’(2015년)을 비롯해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등을 만든 흥행불패의 최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사극과 SF를 접목시킨 신선한 도전은 물론이고 배우 김태리,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등이 대거 출연하면서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20일 개봉을 앞두고 13일 언론에 공개된 영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시종일관 혼란스럽게 흘러갔다. 영화는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됐다가 탈옥한 외계인 죄수를 쫓는 가드(김우빈)와 그의 파트너 ‘썬더’, 고려 말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 ‘무륵’(류준열)과 ‘이안’(김태리) 사이의 시간의 문이 열리고, 이들이 같은 시공간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022년 현재와 1300년대 고려, 지구와 우주라는 광범위한 시공간을 오가는 데다 핵심 등장인물만 8명에 달한다. 하지만 두 시공간과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이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는 한계를 보인다. 복잡한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신경을 쏟다 보면 화려한 액션과 CG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치명적 단점이 영화의 최대 장점을 깎아먹는다.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듯한 서사는 최 감독도 고민한 부분이다.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최 감독은 “시공간을 오가는 내용으로 시나리오를 쓰기가 정말 어려웠다. 2년 반 동안 시나리오를 썼고, 어떤 대사는 50∼60번도 더 고쳤다”며 “새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그 구조 안에서 관객들이 예측하기도 하고, 그 예측이 빗나가기도 하며 재미를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우빈은 이번 영화에서 1인 2역을 맡으며 열연했다.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지키는 가드이자, 데이터로 외계인 죄수들을 관리하는 프로그램 ‘썬더’의 두 역할을 오간 것. 가드는 엄격하고 냉철한 데 반해 썬더는 촐랑대지만 속은 깊은 캐릭터다. 정반대 성격의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고려시대 신검의 비밀을 밝히려 하는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다. 다만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다 보니 한 캐릭터에 몰입해 그 매력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볼거리는 화려하다. 머리에서 수십 개의 촉수가 길게 뻗어 나온 기괴한 모습의 외계인, 최첨단 비행선으로 한순간에 변신하는 회색 지프차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뽐낸다. 외계인과 도사들이 현재의 서울과 고려시대를 오가며 검술과 총기액션, 장풍과 초능력을 뽐내는 액션 장면들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외계+인’은 13개월간 1∼2부를 동시에 촬영했다. 개봉은 두 편으로 나눠 진행한다. 20일 개봉작은 1부이며, 2부 개봉은 2023년에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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