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으로 돌아온 ‘보록’ [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7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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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관계자들이  환수된 ‘보록’을 공개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환수된 ‘보록’을 공개하고 있다.


해외로 반출됐던 조선 왕실 유물인 어보(御寶)를 보관하는 상자인 ’보록(寶¤)‘ 하나가 환수되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공개된 ’보록‘은 목재에 가죽, 명주, 황동으로 제작됐으며 가로 23cm, 세로 23cm, 높이 27.5cm입니다.

공개된 ‘보록’
공개된 ‘보록’



어보(御寶)는 대보(大寶)라고도 하는데 군주 일가의 의례용 도장으로 사용하진 않았고 단지 근처에 가지고만 있으면서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입니다. 옥새와 외형은 같지만, 국새가 실제 군주의 결재용으로 사용된 반면에 어보는 실제로는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이번에 환수된 ’보록‘이 바로 이런 의례용 도장을 보관하던 상자입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는 종묘로부터 이관한 312건의 보록과 인록(印¤)이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존하는 보록은 모두 임진왜란 이후인 1600년대로부터 순종대까지 300여 년에 걸쳐 제작된 것입니다.


이번에 들어온 보록은 천판 중심에 손잡이인 거북형 뉴(龜¤)가 설치되어 있고 내면에는 홍색의 방주를 바르고 표면은 가죽으로 싸고 그 위에 주칠을 하였습니다. 모싸개가 되어 있고, 배목바탕에 두 개의 국화동이 붙어 한 개의 타원형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후면 경첩의 아래쪽이 길고, 동사를 사용하였을 뿐 아니라 내부에 무문 명주를 사용하고 있는 점을 볼 때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보록은 인장함과 같이 많은 이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 제작한 것이 아니라 왕과 왕비를 위해 왕실 의례에 따라 제작된 것이기에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고 합니다.





또한 조선시대 300여 년에 걸쳐 단일품목으로 꾸준하게 제작된 공예품으로 금속, 섬유, 가죽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되어 궁중 공예품의 양식 및 재질이 변화, 발전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편년자료로서도 연구·활용될 수 있어 조선시대 왕실 관련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관계자들이 공개된 ‘보록’을 살펴보고 있다.
관계자들이 공개된 ‘보록’을 살펴보고 있다.


한편, 이번 환수에 기여한 라이엇 게임즈는 국외소재문화재가 유통 시장에 등장하는 시점이나 매입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2012년부터 문화재청과의 협약을 통해 문화재 환수·활용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동안 조선시대 불화 ’석가삼존도(2013.12. 환수)‘를 시작으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2018.1. 환수)‘, 항일의병장 척암 김도화의 ’척암선생문집(拓菴先生文集) 책판(2019.4. 환수)‘, 조선시대 왕실 관련 유물인 ’백자이동궁명사각호(白磁履洞宮銘四角壺)(2019.6.환수)‘,’중화궁인(重華宮印)(2019.6. 환수)‘ 환수에 도움을 줬습니다.

이번에 들어온 보록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는《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전시를 통해 8월 중 국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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