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내어 손을 뻗고 파도의 표면을 만졌다.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촉감은 무척 생생했다. 이 세상에 지금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이란 ‘아름답다’나 ‘짜릿하다’ 같은 형용사가 아닌 ‘있다’ ‘보다’ ‘느끼다’ 같은 동사로 온다. 그러니 우리는 자꾸 움직여야 한다. 우울이나 불행에 가만히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저 행복을 따라잡기 위해. 그렇게 어떻게든 움직일 때,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작동할 때 비로소 진실로 살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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