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경읍, 하모니카 연주자 변신
24~28일 서울 드림아트센터서
‘My way’ ‘테스형’ 등 8곡 선보여
“배우는 실력 꾸준히 연마해야”
“배우는 새로운 무기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꼭 무대에서 써먹으리라’ 생각하며 어릴 때 어깨너머로 배웠던 하모니카를 5년 전부터 혼자 연주했어요.”
배우 남경읍(64·사진)이 하모니카 연주자로 변신한다.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24∼28일 열리는 ‘마이 웨이 하모니카 콘서트’를 통해서다. ‘마이웨이…’는 10일 드림아트센터에서 막을 여는 ‘썸머 나이트 라이브 콘서트’의 피날레 공연이다.
“하모니카는 다른 관악기와 달리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소리를 내기에 훨씬 섬세한 선율을 내요. 하모니카야말로 인간의 호흡과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1976년 연극 ‘하멸태자’로 데뷔한 남경읍은 뮤지컬 ‘명성황후’, ‘사랑은 비를 타고’, ‘햄릿’ 등에서 활약한 1세대 뮤지컬 배우다. 무대뿐 아니라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루나’를 비롯해 영화 ‘내편이 없어’(2019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친형이다.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연주자로 서는 건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선 프랭크 시내트라의 ‘My way’를 포함해 나훈아의 ‘테스형’, 톰 존스의 ‘Green, Green Grass of Home’, ‘You raise me up’ 등 총 8곡을 다이어토닉 하모니카(10개의 구멍으로 이뤄진 단음 하모니카) 연주로 선보인다. 기타, 건반, 드럼, 베이스로 구성된 탐블루스 밴드와 6명의 코러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연주곡은 ‘인생 여행’을 주제로 그가 직접 선곡했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직접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마음을 달랬다는 그는 톰 존스의 ‘Green, …’을 대표곡으로 꼽았다.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는데, 힘든 일이 있으면 요즘도 고향집에 가서 새 힘을 받곤 하거든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Green, …’을 첫 곡으로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콘서트가 끝나면 다시 본업인 배우로 돌아간다. 내년 상반기 예정된 드라마와 연극을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피아노와 기타 같은 악기 레슨도 받을 계획이다. 그는 배우들 사이에서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계원예고와 단국대, 뮤지컬 아카데미 등에서 4000여 명을 가르쳤다. 배우 조승우 황정민 홍광호 오만석 박건형 소유진 오나라가 그의 제자다.
“지금은 훌륭한 배우가 된 제자들에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인성이다. 그 다음은 열심히, 오래 하는 것이다.’ 배우는 꾸준히 실력을 연마해야 해요. 자기와의 싸움을 계속 하는 거죠. 이 일을 46년 동안 했다는 것 자체가 가끔은 외롭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대에 서는 건 언제나 신나고 즐겁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태껏 버틸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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