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현 교수 ‘신라토기연구’ 발간
“발굴 현장서 참고서적 없어 애로
젊은 학자들 연구에 디딤돌 됐으면”
“신라 토기를 연구하는 젊은 학자들에게 디딤돌 같은 책을 남기고 싶었어요.”
신라시대 토기의 역사를 총망라한 학술서 ‘신라토기연구’(사회평론아카데미)가 최근 출간됐다. 신라 토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서적은 1981년 고 김원룡 서울대 명예교수(1922∼1993)가 출간한 ‘신라 토기’(열화당) 이후 처음이다. 책을 펴낸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74·사진)는 5일 전화 인터뷰에서 “토기는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기 때문에 가장 흔히 발굴되는 유물이면서 당대 변화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강조했다.
최 명예교수가 신라 토기에 대한 연구서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건 오래됐다. ‘평생의 숙원사업’이었다. 1973년 경북 경주에서 천마총 유적을 발굴할 때, 대학을 갓 졸업하고 발굴 현장에 참여한 그는 “참고할 만한 국내 서적이 없어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했다. 그때 현장에서 도움을 받은 게 김원룡 교수가 미국 뉴욕대에서 쓴 박사 논문이다. 이 논문이 이후 ‘신라 토기’의 기초가 됐다.
“그게 1960년 김 교수님이 발표한 ‘Studies on Silla Pottery(신라 토기에 대한 연구)’였어요. 우리나라 말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토기 명칭과 설명을 영어로 익히려니 힘들었습니다. 언젠가 실력이 쌓이면 후학을 위한 신라 토기 연구서를 쓰겠다고 다짐했죠.”
최 명예교수는 신라 토기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고 한다. 신라 토기가 영남지방에서 널리 퍼져나가는 과정을 두루 살피면서 가야 토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한다. 최 명예교수는 “가야에서 만들어진 토기와 신라에서 만들어진 토기가 어떤 시점에 어디까지 분포됐는지를 살펴본다면 신라와 가야의 상호관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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