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6부작 드라마에 도전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8일 03시 00분


드라마 데뷔작 ‘수리남’ 제작발표회… 남미서 벌어진 마약 범죄사건 다뤄
尹 “영화론 흥미로운 부분 많이 빠져, 코로나로 해외촬영 다 못해 눈물”
국내 곳곳서 남미처럼 꾸며 촬영… 하정우-황정민-박해수 탄탄한 연기
6시간 러닝타임… 색다른 연출 기대

드라마 ‘수리남’에서 현지 교회 목사로 위장한 수리남의 마약왕 전요환(황정민·가운데)이 자신에게 속아 감옥에 다녀온 
강인구(하정우)를 노려보고 있다. 전요환은 강인구가 다시 나타나 코카인을 한국으로 보낼 방법을 안다며 마약 유통을 제안하자 그를 
끊임없이 의심한다.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수리남’에서 현지 교회 목사로 위장한 수리남의 마약왕 전요환(황정민·가운데)이 자신에게 속아 감옥에 다녀온 강인구(하정우)를 노려보고 있다. 전요환은 강인구가 다시 나타나 코카인을 한국으로 보낼 방법을 안다며 마약 유통을 제안하자 그를 끊임없이 의심한다. 넷플릭스 제공
명대사 “살아있네”로 유명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년)를 만든 윤종빈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 ‘수리남’이 9일 공개된다. 현실세계를 맛깔 나게 세공해내는 윤 감독이 만든 작품인 만큼 그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담아낸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은 제작비 35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실화를 토대로 만들었다. 제목 그대로 브라질 북부에 있는 인구 약 60만 명의 다소 생소한 나라 수리남에서 벌어진 마약 범죄 사건을 다뤘다. 드라마는 한국에 홍어를 수출해 큰돈을 벌겠다며 수리남으로 건너간 사업가 강인구(하정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홍어가 잡히면 모두 갖다버리는 수리남은 홍어 어획의 노다지와 다름없는 곳. 그러나 꿈에 부푼 것도 잠시. 현지 교회 목사로 위장한 전요환(황정민)에게 속아 강인구는 홍어에 코카인을 넣어 한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다. 요환은 한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아 도피처로 최적인 수리남으로 달아난 뒤 현지 마약 유통을 장악한 마약왕이다. 인구는 사업을 망쳐버린 요환에게 이를 갈고, 그런 인구에게 국가정보원 요원 최창호(박해수)가 접근해 요환을 체포하자고 설득한다. 거액을 줄 테니 요환 곁으로 위장 잠입해 함께 수사하자는 것.

7일 열린 ‘수리남’ 제작발표회에서 윤종빈 감독은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실화가 모티브라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 ‘땅에 붙어 있는 이야기’라고 느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넷플릭스 제공
7일 열린 ‘수리남’ 제작발표회에서 윤종빈 감독은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실화가 모티브라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 ‘땅에 붙어 있는 이야기’라고 느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넷플릭스 제공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7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윤 감독은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2시간 조금 넘는 영화 시나리오로 보니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빠져 아쉬웠다”며 드라마에 도전한 배경을 밝혔다. 실제 ‘수리남’은 영화로 시작했다가 8부작 드라마로 노선을 바꾼 뒤 다시 6부작으로 축약됐다. 윤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하정우가 작품 기획을 시작해 윤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했다.

하정우는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주는 힘이 굉장했다”며 “남미의 그 작은 나라에서 한국인이 마약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재밌어서 영화든 드라마든 작품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인구가 가족에게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생존 본능이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1968년 인구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가 살아온 과정을 축약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인구의 입장을 이해하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남미의 도미니카공화국은 물론이고 제주와 전주 등 국내 곳곳을 남미처럼 꾸며 담아낸 이국적인 풍광을 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 윤 감독은 “촬영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너무 심각해 예정된 해외 촬영을 다 할 수 없어 눈물이 났다”며 “제주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문득 남미처럼 꾸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다”고 말했다.

악인 중의 악인을 연기한 황정민과 ‘오징어게임’의 상우에 이어 작품마다 다른 사람처럼 연기하는 천의 얼굴 박해수 등 주요 출연진의 연기는 러닝타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빚어낸다. 황정민은 “완성된 드라마를 보니 각자 맡은 캐릭터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자기만의 아우라가 다 보였다”며 후배들의 연기를 극찬했다.

6시간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빠져들게 하는 밀도 높은 연출력을 보고 있으면 윤 감독이 그간 2시간 안팎의 짧은 러닝타임 탓에 다 펼쳐보지 못한 능력을 모두 갈아 넣은 듯하다.

#수리남#제작발표회#마약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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