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축소 운영됐던 부산국제영화제(BIFF·이하 부국제)가 영화관 내 좌석 간 거리두기를 모두 없애는 등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예년 모습으로 돌아오는 부국제는 중화권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가 자신의 출연작 6편을 들고 부산을 찾고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가 대거 상영되는 등 다양한 볼거리로 행사로 가득 차 있다.
부국제 집행위원회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7회 영화제 개최 계획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우선 개막일인 다음달 5일 공개되며 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으로는 이란의 하디 모하게흐 감독 작품 ‘바람의 향기’가 선정됐다. 이란의 한 시골 마을이 배경인 이 영화는 하반신 장애가 있는 남자가 전신마비 상태인 아들을 돌보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장애인들이 서로를 돕는 소소한 연대의 이야기를 그린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 배경을 두고 “모하게흐 감독은 부국제와 영화 이력을 함께해 온 아시아 차세대 거장”이라며 “‘바람의 향기’는 작고 고요하지만 어마어마한 감동을 주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작품은 개막작을 비롯해 71개국 243편이다. 예년 300여 편에 비해선 여전히 적지만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70개국 223편, 이에 앞선 2020년 68개국 192편과 비교할 땐 소폭 늘었다.
개막식 당일 시상이 진행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량차오웨이(양조위)가 받는다. 량차오웨이는 시상식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화양연화’ ‘해피투게더’ ‘무간도’ 등 자신이 선정한 대표작 6편을 상영하는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에도 참석해 관객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온 스크린’ 부문을 신설해 큰 화제를 모은 부국제는 이번에는 OTT 드라마 상영작을 지난해 3편에서 9편으로 크게 늘렸다. ‘온 스크린’은 OTT의 확산으로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부문이다. 이번엔 영화 ‘왕의 남자’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인 티빙의 ‘욘더’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의 ‘커넥트’, 넷플릭스의 ‘썸바디’ 등 국내외 9개 작품이 공식 공개 전 부국제를 통해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6·25전쟁 당시 제작됐고, 실제 전투 장면이 담긴 세미 다큐멘터리 영화 ‘낙동강(1952년)’도 특별 상영된다. 최근 원본 필름이 발굴된 뒤 복원이 완료된 ‘낙동강’은 부국제를 통해 관객들과 최초로 만나게 된다.
14일 상영되는 폐막작으로는 일본 이시카와 케이 감독이 연출한 ‘한 남자’가 선정됐다. 2018년 요미우리 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싶은 욕망과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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