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으로 1조 벌어…‘오징어 게임’ 1년의 기록들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13일 13시 21분


12일(현지 시각)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 6관왕을 끝으로 지난해 9월에 시작돼 약 1년여 간 이어진 ‘오징어 게임’ 신드롬이 일단락됐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내놓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시리즈였다. 단순히 대중적인 인기를 넘어 K-콘텐츠 역사를 다시 쓴 작품이었고,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작품으로서 세계 콘텐츠 업계 판도를 바꾼 드라마이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내놓은 모든 작품을 통틀어 시청자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넷플릭스가 공식 집계한 ‘공개 이후 28일 간 시청 시간’을 보면 ‘오징어 게임’은 영화·드라마를 통틀어 16억5045만 시간으로 역대 1위에 올랐다. 2위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4의 13억5209만 시간이다. 온라인스트리밍플랫폼 통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FilxPatrol)에 따르면, 지난해 ‘오징어 게임’은 53일 간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를 달렸다. 이 역시 역대 최장 시간 기록이다. 2위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4로 44일이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HBO 역대 최고 인기작인 ‘왕좌의 게임’과 비견될 정도였다. 지난해 11월 미국 영상 콘텐츠 분석 업체 보빌(Vobile)은 유튜브 내 ‘오징어 게임’ 관련 영상 조회수가 ‘왕좌의 게임’ 관련 영상 조회수를 넘어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들에 따르면, 당시 ‘오징어 게임’ 관련 영상 약 12만9000개는 조회수 170억회를 넘겼다. 이는 ‘왕좌의 게임’의 169억회를 넘어선 수치였다. ‘왕좌의 게임’이 8개 시즌을 내보내며 10년 간 쌓아올린 기록을 ‘오징어 게임’이 8주만에 추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인정받았다. 현지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왕좌의 게임’이 팬을 모으기 위해 10년이 걸린 것에 비해 ‘오징어 게임’은 약 8주 만에 스트리밍 차트를 석권했고, 유튜브마저 점령했다”고 했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드라마가 ‘오징어 게임’이었다.

‘오징어 게임’은 역대 최고 효율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했다. 이 드라마의 제작비는 약 2140만 달러로 알려졌다. 현재 달러 가치로 보면 300억원이다. 국내 작품 기준으로 보면 물론 적지 않은 액수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작품과 비교하면 저예산 작품이 된다. 넷플릭스 시청 시간 2위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4의 회당 제작비는 약 1000만 달러로 전해진다. 말하자면 ‘기묘한 이야기’ 2회 분량을 만들 돈으로 ‘오징어 게임’ 9부작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이 2140만 달러로 9억 달러 효과를 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언어 장벽을 넘어 K-콘텐츠를 글로벌 대세로 이끈 작품이기도 했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하고, 배우 윤여정이 이듬해 같은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데 이어 같은 해 ‘오징어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K-콘텐츠는 전 세계적인 대세로 떠올랐다. ‘오징어 게임’ 이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드라마 2편인 ‘지옥’과 ‘지금 우리 학교는’는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방탄소년단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한류를 만들어낸 콘텐츠의 힘에 관한 분석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시상식 관련 모든 기록을 새로 쓰며 역사가 됐다. 우선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미국 시상식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모두 최초였다. TV 관련 가장 큰 시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 골든글로브와 에미에서 수상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국 외 지역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상을 받은 것도, 아시아 국적 배우가 연기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었다. 미국 영화계 최대 행사인 아카데미 시상식과 TV쇼 업계 최대 행사인 에미 시상식에서 모두 감독상을 받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 또한 ‘오징어 게임’이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작품 최초로 미국 TV쇼 시상식 장벽을 무너뜨렸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오징어 게임’이 있었기에 앞으로 비영어 드라마도 미국에서 영어로 만들어진 작품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연예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오징어 게임’은 미국 드라마 시리즈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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