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깨어난 다다익선, “인공호흡기 단 상태” 1988년 9월 15일, 다다익선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로부터 34년이 지난 올해 같은 날, 다다익선은 약 4년 만에 재가동됐죠. 하지만 점등한 지 5분 만에 모니터 1대가 꺼지는 등 불안한 모습이었는데요. 국내 미디어아트 보존 처리 관련 성과를 입증할 행사였지만, 작품 자체는 “인공호흡기를 단 상태나 마찬가지”라는 평을 받습니다. ‘원본 고수냐, 변환이냐’ 다른 비전 가진 세계 미술관들 |
-다다익선 보존·복원에 있어 가장 우선됐던 것이 무엇인가요?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되 일부 대체 디스플레이 기술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습니다. 중고품 CRT 모니터 확보가 가장 먼저 진행됐고, LCD 디스플레이도 확보했습니다. -정밀 검사 결과 어땠습니까? 더 이상 사용이 어렵게 된 266대는 LCD로 교체했고, 나머지 737대는 크고 작은 수리와 교체가 진행됐습니다. 737대 중 41대는 확보한 중고품 CRT 모니터로 대체했고요. -더 이상 사용이 어렵다는 266대가 상단의 6, 10인치 CRT 모니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가 있나요? 크기가 작은 모니터일수록 발열에 취약하고, 그만큼 내구성도 떨어집니다. 6인치의 경우 겨우 1~2대 정도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중고 물량이 부족했고요. 10인치는 다다익선 전체 모니터 수량의 절반을 넘습니다. 중고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물량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CRT 모니터 확보 과정을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현재 다다익선용 CRT 모니터는 국내에서만 수급한 물량입니다. 서울 황학동 중고시장과 전국 재활용센터를 돌면서 600여대를 구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CRT 모니터를 모두 가져갔다”는 소문이 들릴 정도로 발품을 팔았습니다. 현재 다다익선에 사용된 동일한 CRT 모니터는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게 됐죠. 국내 말고도 미국, 중국 등을 오가며 동일기종이 아닌 대체 모니터를 확보하려 나섰습니다. -모니터 외에 백남준의 영상에도 변화가 있나요? 네. 8개 영상의 경우 비디오테이프 버전에서 디지털로 변환했습니다. 8개 영상 원본은 그대로 보존하고, 디지털로 복원을 실시한 거죠. -수리에 사용된 중고 제품도 생산된 지 오래라 언제든 수명을 다할 수 있습니다. 예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모니터링과 보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우선 가동시간을 주4일, 하루 2시간으로 정했습니다. 또 과열을 막기 위한 냉각 설비, 전기 설비 시설을 새로 교체했죠. 앞으로도 수시로 점검하고 대체 디스플레이 적용성을 계속 검토할 계획입니다. |
독일의 ‘예술과 미디어센터’(ZKM): 원본 유지 ZKM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원본을 고수합니다. 수명이 다한 미디어 작품의 TV들을 대체할 수천대의 TV들을 지속적으로 사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나 비디오 플레이어 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원본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구시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많은 비용을 들여 다시 복원하는 겁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영상을 디지털파일로 변환시키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는 식이죠. 일본의 NTT ICC(InterCommunication Center): 변형 가능 아시아 최대 미디어아트 기관은 ICC미술관은 창작자의 동의 하에 작품을 변형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ICC미술관은 미디어아트 작품을 사들일 때부터 구입 계약서와 보존·복원 설명서를 함께 작성합니다. 하드웨어의 경우 옛 제품인 브라운관 TV는 LCD, LED, OLED 모니터로 바꿀 수 있고요. 소프트웨어라면 옛 운영체제인 DOS를 Window로 변환할 수 있는 거지요. 시각적으로 원본을 해칠지라도 내면의 개념을 더 중시하는 겁니다. 영국의 뉴미디어아트 기관 FACT: 일부 변형 가능 영국의 FACT는 하드웨어는 원본을 유지하고, 소프트웨어는 변환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TV 케이스는 그대로 두고 뚱뚱한 모니터인 CRT 모니터를 평면 모니터인 LCD 모니터로 교체하는 식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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