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행위 막고자 이름 대신 번호로…구술로 치른 과거시험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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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4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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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10월 큐레이터 추천 유물 ‘강서 시권’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국립고궁박물관 10월 큐레이터 추천 유물 ‘강서 시권’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0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강서 시권’을 정하고, 4일부터 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 전시실에서 공개한다.

‘강서 시권’은 과거시험 중 구술로 치른 문제와 결과를 표기한 시험지다.

구술시험은 문과, 무과, 잡과 시험 등 과거시험에서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지만 그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 시험지는 구술시험 중에서도 삼경(주역, 서전, 시전)과 사서(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 주요 유교 경전 7개에서 구절을 뽑아 외우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칠서강’(七書講)을 담고 있다.

시험지에는 각 경전의 제목이 도장으로 찍혀 있고 그 아래에 문제와 시험 성적, 시험관의 서명이 차례로 돼 있다. 오른쪽에는 접힌 자국과 봉투를 봉하고 난 뒤 찍은 도장이 남아 있다.

접힌 공간에 응시자의 신상정보를 적은 뒤 끈으로 묶어 봉했고, 시험을 볼 때는 실명 대신 천자문의 차례에 따라 매긴 번호를 불러 부정행위를 방지했다.

시험지에 남아있는 흔적을 바탕으로 공평하게 인재를 등용하고자 했던 조선 왕실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전시실에서는 조선후기 문신인 신현이 작성하고 임금(순조)이 직접 검토한 답안지인 ‘신현 시권’도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유튜브에서는 국·영문 자막과 함께 해설 영상을 볼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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