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량차오웨이, 본인 특별전 위해 방한
직접 선정한 영화 6편 선보여…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데뷔 40주년, 직업 즐기는 단계 돼… 언제든 K콘텐츠 도전할 마음 있어”
“연쇄살인마 역을 해보고 싶어요.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영화 ‘웨어 더 윈드 블로우스’ 감독님에게도 연쇄살인마 관련 대본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어요.(웃음)”
3년 만에 정상화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중화권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가 찾았다. 영화제 기간 열리는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것.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6일 진행된 량차오웨이 기자회견장에서는 질문이 쏟아졌다.
특유의 미소를 머금은 량차오웨이는 “아직 안 해 본 역할이 많다.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악역 대본이 많이 안 들어온다. 연쇄살인마 역을 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며 웃었다.
‘양조위의 화양연화’에선 그가 직접 선정한 영화 6편을 선보인다. 그에게 아시아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화양연화’(2000년)를 비롯해 ‘무간도’(2003년) ‘2046’(2004년) ‘암화’(1998년) ‘동성서취’(1993년) ‘해피투게더’(1998년)가 상영된다. 작품 선정 배경에 대해 그는 “최대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골랐다”면서도 “‘비정성시’(1989년)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영상을 확보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제2회 영화제가 열린 1997년부터 올해까지 총 네 번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올해는 개막 첫날인 5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그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왔을 때는 좁은 길에 작은 무대를 만들어 개막식을 했는데 이번 개막식은 정말 성대하더라.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현대화됐고, 높은 건물도 많이 생기고 바닷가도 예뻐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그는 “20년간은 배우는 과정이었다면 또 다른 20년은 배운 것을 발휘하는 단계였다.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배우라는 직업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개봉한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주인공 샹치의 아버지 웬우 역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고독하고 처연한 눈빛으로 유명한 그가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큰 화제가 됐다. 올해 60세인 그는 이날 “10년 전만 해도 내가 아버지 역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며 “아버지 역이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여러 역을 소화할 수 있게 돼 즐겁다”며 “젊은 나이에 할 수 없었던 나이 든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K콘텐츠에 출연하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요즘 한국 문화계를 보면 정말 기쁩니다. K콘텐츠를 즐겨 보는데,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를 좋아해 기회가 되면 두 분과 영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언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언제든 K콘텐츠에 도전할 마음이 있습니다. 영화 ‘코다’처럼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역할이라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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