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학을 통해 다른 이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요. 문학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대죠.”
레바논 출신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73·사진)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12일 열린 제11회 박경리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전쟁, 핵위협 등 세계적 혼란 상황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박경리 선생(1926∼2008)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된 박경리문학상은 토지문화재단과 원주시가 공동 주최한다. 상금은 1억 원이다.
레바논에서 태어난 그는 레바논에서 일간지 기자로 활동하다가 내전이 발발하자 1975년 프랑스로 이주했다. 십자군 전쟁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 장편소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1983년·아침이슬)처럼 첨예한 역사 문제를 파고드는 작품을 써왔다. 레바논 민족의 수난을 담은 장편소설 ‘타니오스의 바위’(1993년·정신세계사)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 공쿠르상을 받았다. 시대를 관찰하고 평화를 노래하는 작가로 불리며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를 묻자 그는 “기술 발전으로 물리적으론 서로 가까워졌지만 정신적으로는 거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인간은 즉각적이고 단기적인 해결에 만족해 (평화를 위한) 장기적인 방안을 찾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을 “가능성을 현실로 만든 기적의 나라”라고 평가했다.“1960년대 경제 상황이 비슷했던 중동 여러 나라와 달리 한국은 번영을 이루고 세계적인 위상을 갖게 됐습니다. 어떤 나라는 어떤 시점에서 전진하고 후퇴하는지 답을 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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