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넷플릭스 예능 ‘테이크 원’의 청와대 촬영을 허가한 것에 ‘꼼수 허가’라고 비판이 제기되자 ‘원칙에 충실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공연 내용이 청와대의 역사성, 상징성을 세계에 알린다는 허가 취지와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문화재청은 비의 공연의 관람규정 적용을 받지 않도록 부칙조항을 삽입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테이크 원’은 지난 6월17일 가수 비(정지훈)가 출연해 청와대 본관 내부와 잔디밭 특설무대에서 촬영됐다. 이 공연은 문화재청이‘청와대 관람 규정’을 시행한 지난 6월12일 이후인 6월13일에 촬영이 허가됐다.
이병훈 의원은 규정대로라면 촬영이 불가능했지만 문화재청이 ‘6월20일 이후 신청한 건부터 적용한다’는 예외 조항을 두며 공연이 성사됐다고 지적했다. 제출한 자료에서 문화재청은 이 공연의 촬영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넷플릭스와 대통령직인수위가 협의를 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문화재청의 공식 허가 이전인 지난 5월25일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의 안내를 받아 공연이 이뤄질 청와대를 사전답사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또한 지난 6월 2일에 ‘비 청와대 최초 공연’이라는 취지의 대대적인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문화재청은 “특정 신청 건에 대해 특혜를 주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동 규정의 시행일인 6월 12일에 각 조항이 적용될 경우 당초 6월 12일~19일 사이 촬영 건과 6월 12일~7월 2일 사이 장소사용 건에 대해 행정절차상 신청서 제출기한 적용이 불가하다”고 반박했다.
지난 6월12일부터 시행한 ‘청와대 관람 규정’을 살펴보면 촬영허가(제10조)는 촬영일 7일 전까지, 장소사용허가(제11조)는 사용일 20일 전까지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문화재청은 “해당 넷플릭스 촬영 건은 개방된 청와대의 모습을 190여 개국 송출하는 국제적인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홍보한다는 목적으로 허가됐다”고도 설명했다.
이병훈 의원실은 문화재청의 주장이 청와대의 역사성, 상징성을 세계에 알린다는 허가 취지와 연관성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이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넷플릭스 ‘테이크원’의 비 에피소드에서 청와대 건물이 메인으로 드러나는 분량은 전체 57분 52초 중 5%인 2분50여초에 불과했으며 공연 내용과 프로그램 내용도 허가 취지와 연관성이 약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의원은 “넷플릭스 공연과 촬영은 청와대관람규정에서 사용 불허조건인 영리 목적이 분명하고, 청와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훼손하는 것이었는데도 부칙에 꼼수를 부려 허가를 해준 것”이라면서 “특정인을 위해 부칙에 경과규정을 두는 것은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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