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개막한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이하 푸에르자 부르타)에 대해 배우 최여진(39)은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을 의미하는 푸에르자 부르타(Fuerza Bruta)와 잉카 제국을 원주민 언어로 ‘신의 바람’을 뜻하는 웨이라(Wayra)를 합친 말로 제목을 딴 이 공연은 이름처럼 마치 광란의 고대 축제 같다.
2018년부터 푸에르자 부르타에 스페셜게스트로 출연해온 최여진이 이번 시즌에도 관객과 만난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하늘과 바닥, 온 사방이 무대로 변하고 보는 사람과 (퍼포먼스) 하는 사람이 나뉘지 않는 공연”이라며 “하나의 몽환적 세계에서 열광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푸에르자 부르타엔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다. 전석이 스탠딩석인 객석은 등급에 따른 구분도 없다. 관객들이 선 곳은 시시각각 객석과 무대로 바뀐다. 사방에서 튀어나온 배우들은 온갖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관객들과 몸으로 호흡한다. 최여진은 공연 첫 장면에서부터 몸에 와이어를 달고 공중을 헤집으며 관객과 가깝게 접촉한다.
“이전부터 계속 하고 싶었는데 스태프들이 위험하다고 다칠까봐 안 시켜줬던 장면이에요. 이번에는 제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주겠다고 바로 첫 장면 하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 하게 됐어요.(웃음)”
그는 지난 시즌에 이어 ‘마일라’ ‘글로바’에 출연하고 이번에 새로 추가된 ‘라그루아’에도 등장한다. 공중에 매달린 커다란 수조를 유영하는 ‘마일라’는 최여진이 가장 사랑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글로바’는 공연장 천장의 투명 터널 사이로 그가 와이어를 타고 내려와 무중력 상태로 관객과 만난다. 마치 우주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연출된다. ‘라그루아’는 카니발에서 영감을 얻은 장면으로 와이어에 매달린 배우가 공중에서 맘껏 원을 그린다.
“제가 이 공연을 얼마나 사랑하느냐면요, 스태프들이 부르지 않아도 나와서 연습하고 그럴 정도예요. 한국 프로덕션 대표님이 ‘푸에르자 부르타는 최여진 꺼다. 최여진 말고는 할 사람이 없다’고 하셨어요.(웃음)”
모델 출신인 그는 175cm의 큰 키에 탄탄한 라인을 지녀 공연자로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에 최상의 조건을 지녔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포츠 댄서, 축구선수로 변신하며 탁월한 운동신경을 보여왔다.
“이번엔 특히 축구하면서 다져진 근육이 큰 도움이 됐어요. 운동신경이 타고난 건 절대 아니고 센스가 좋은 편이라 빨리 배우긴 해요. 승부욕이 강해서 남들보다 잘 하려고 배로 노력하는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팬데믹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푸에르자 부르타는 12월 26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FB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최여진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토요일 오후 6시 공연에 출연한다.
“공연 끝에 관객들께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매일 보고 듣는 장면인데도 막 눈물이 날 정도로 좋고 너무 재미있는 공연입니다.” 전석 12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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