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재개된 올해 야외 음악축제는 반가웠지만 아쉬웠다. 관객들은 아예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만 만났던 페스티벌의 부활에 환호했지만 ‘라인업’이나 구성은 예년만 못했다.
이달 8∼10일 열렸던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슬라슬라)’는 과거에 비해 라인업이 소박했다. 세계적인 팝스타 스팅이 2019년 헤드라이너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헤드라이너였던 레이니와 앤 마리, 라우브는 다소 조촐해 보였다. 한 페스티벌 관계자는 “올해 초청한 모든 가수를 합쳐도 스팅 섭외비보다 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해외 아티스트 수 자체가 줄기도 했다. 2019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피스트레인)’에는 일본과 헝가리, 영국 등에서 온 14개 팀이 무대에 올랐지만, 올해는 HYBS와 스타크롤러 등 7개 팀에 불과했다.
페스티벌들이 3년간의 수익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중성에 집중한 경향도 엿보였다. 슬라슬라를 기획한 프라이빗커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 아티스트 섭외비가 크게 치솟았다”며 “올해는 젊은층에게 티켓파워가 있는 팝 가수들로 라인업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섭외 일정이 촉박했던 점도 영향을 끼쳤다. 피스트레인은 당초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존 케일, 전설적인 록밴드 ‘섹스 피스톨스’의 글렌 매틀록을 섭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내한이 무산됐다. 김미소 피스트레인 총감독은 “유명 아티스트는 최소 1년 전부터 섭외를 해야 한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보니 상황이 바뀌며 페스티벌 재개 결정이 8월에야 나서 방한이 무산됐다”고 했다.
내년에는 야외 음악축제가 예년처럼 돌아올 수 있을까. 한 페스티벌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해외 뮤지션 라인업이 페스티벌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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