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반응이 화끈한데… 드라마라 아직은 모르겠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6일 03시 00분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첫 드라마 ‘욘더’ 연출

첫 드라마 ‘욘더’를 선보인 이준익 감독. 그는 25일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들이 삶과 죽음에 대해 반추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빙 제공
첫 드라마 ‘욘더’를 선보인 이준익 감독. 그는 25일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들이 삶과 죽음에 대해 반추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빙 제공
“영화는 반응이 화끈하죠. 영화가 안 좋으면 화살이 마구, 이만큼 날아오잖아요. 그런데 이건 영화가 아니니까 지금도 반응을 잘 모르겠어요.”(웃음)

천만 영화 ‘왕의 남자’(2005년) 등을 연출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은 이준익 감독은 드라마 데뷔작 ‘욘더’가 공개된 이후 다소 긴장한 기색이었다. ‘욘더’는 14일과 21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6화가 모두 공개된 드라마다. 25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내년 상반기 이 드라마가 글로벌 OTT의 파라마운트+를 통해 세계에 공개되는 것을 언급하며 “망신만 당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욘더’의 한 장면. 티빙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욘더’의 한 장면. 티빙 제공
‘욘더’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2032년을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SF)물이다. 안락사 집행 전 특수 장치로 뇌에서 기억을 통째로 빼내고, 이 기억을 바탕으로 죽은 이를 가상인간으로 부활시키는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에서 안락사를 택한 이후(한지민)는 스스로 가상인간이 되는 길을 택하고, 죽은 후 남편 재현(신하균)과 자주 찾던 잣나무 숲에서 그를 기다린다. 재현은 그런 아내를 진짜 아내로 인정해야 할지를 두고 혼란에 빠진다. 2010년 뉴웨이브문학상을 수상한 김장환 작가의 소설 ‘굿바이, 욘더’가 원작이다.

이 감독은 “11년 전 원작을 봤는데 삶과 죽음을 주제로 이런 과감한 설정을 다룬 것이 굉장히 신선했다”며 “8년 전쯤 시나리오를 썼는데 판타지 성격이 과해 망하겠다 싶어 다 엎었다. 이번엔 욕심을 덜고 가장 작은 것에서 가장 깊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완전히 새로 썼다”고 했다.

드라마는 메타버스에서 아바타 형태로 존재하며 불멸하는 것이 과연 행복한 것인지 존재론적인 질문을 수차례 던진다. 이 감독은 “이 드라마는 자극적이고 장르적 긴장감을 주는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세이빙(saving)타임용”이라며 “영원한 것은 과연 아름다운 것인가를 고찰하며 소멸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스스로의 내면과 만날 수 있게 하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항상 아름다운 만남을 꿈꾸지만 아름다운 이별은 외면하죠. 인간의 삶이 더 숭고해지려면 아름다운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첫 드라마 도전으로 2시간 안팎으로 제한되는 영화 러닝타임의 압박을 처음 벗어났다. 그는 “영화는 2시간 안에 압축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다”며 “이번엔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삶과 죽음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침착하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준익 감독#첫 드라마#욘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