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두루미 위해 전봇대 뽑고 농경지 남겨놓은 순천만 [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6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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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보는 세상-순천만 습지


전남 순천만습지는 22.6㎢의 갯벌과 5.4㎢의 갈대 군락지에 수달과 갯게 등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국내 유일한 흑두루미의 월동지이자 240여 종의 철새들이 계절별로 머물다 가는 곳이기도 하다.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순천만 습지에서 가장 높은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섬과 산으로 둘러싸인 여자만의 모습이 펼쳐진다. 왼쪽으로는 여수반도, 오른쪽은 벌교와 고흥반도가 보인다.


10월 말에는 겨울의 진객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가 순천만을 찾아온다. 지난해에는 3700마리의 흑두루미가 순천만에서 월동을 한 뒤 시베리아로 날아갔다. 키가 90∼100cm 정도 되는 흑두루미가 날아오를 때 전깃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순천시는 순천만 습지 주변 총 282개의 전봇대를 뽑고 전깃줄을 지중화했다. 또한 습지 주변의 논 중 일부에서는 가을걷이를 하지 않는다. 농부들에게 ‘희망농지’를 신청받아 친환경 농업으로 키운 쌀을 겨울철 흑두루미와 철새의 먹이로 뿌려주기 위해서다. 대신 순천시가 이 쌀을 수매해 농부들에게 보상을 해준다.




순천만 습지에서 5.5km 떨어진 곳에 순천만국가정원이 조성돼 있다. 습지와 국가정원은 ‘갈대 열차’와 ‘스카이 큐브’로 연결된다. 장승희 순천만 자연생태해설사는 “순천만국가정원은 도시가 팽창해 습지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중간에 완충지대인 ‘에코 벨트’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시민들의 노력 덕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습지가 좋은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만#습지#흑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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