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과 예술은 모두 인간의 육체적·정신적 질병과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고, 삶에 풍요를 더하는 고귀한 가치를 지녀왔습니다.” 11~25일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갤러리 SP에서 열리는 ‘Ars Longa’ 전시회를 기획한 구혜원 푸른문화재단 이사장은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이래 의술과 예술은 늘 함께 영감을 주고 받아왔다”고 설명한다.
푸른문화재단과 청년의사가 공동주관하는 이 전시의 부제목은 ‘의술과 예술: 인간의 치유를 향한 끝없는 길’이다. 전시에는 총 25명의 작가가 의술을 주제로 150여 점의 장신구·가구·오브제·설치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의학사적 측면에서 주술적 치료·신화·민간요법에 관한 작품,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안과·피부과 등 전문과에서 다루는 신체기관이나 의료기구 및 약품을 구현한 작품이 선보인다. 또한 병원 공간과 어울릴 만한 작품, 삶과 죽음에 관한 근원적인 철학 등 의술을 연상시키는 작품까지 폭넓게 전시된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Ars longa, Vita brevis.(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유명한 문장은 Ars를 기술, 즉 테크네(technē)가 아닌 예술(Art)로 오역해 탄생한 것으로, 본래 인간을 치료하는 기술인 ‘의술’을 익히고 베푸는 길은 끝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근대에 이르러 Ars가 점차 “미(美)를 규범이나 목표로 하고 있는 활동으로서의 ‘예술’이라는 개념으로 사용되니 근사하게 오역된 셈이다. ‘Ars Longa’의 중첩된 의미처럼 의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전시는 시작된다.”
구혜원 푸른문화재단 이사장은 “도처에 질병이 도사리는 시대에 자신을 아끼지 않고 희생하는 의료인들을 기리고,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올해는 특히 ‘의술’이라는 전시 주제에 맞춰, 창립 30주년을 맞는 의료전문지 ‘청년의사’와 공동 주관하여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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