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성격이었던 샤갈(1887~1985)의 아버지는 평생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았던 노동자였다. 샤갈이 자신의 아버지를 묘사한 이 작품은 특유의 ‘샤갈 분위기’가 강렬하다. 붉은 안경을 쓴 듯한 눈가에 슬픔이 드리워진 작품처럼 파란만장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나치 약탈 미술품이었다. 폴란드의 악기 제작자인 데이비드 센더(David Cender)의 소장품이었는데 1940년 그와 가족이 아우슈비츠로 보내지기 전 나치에게 약탈당했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묘사한 이 작품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샤갈은 1953년 이 작품을 다시 손에 넣었지만 샤갈이 별세하면서 1988년 파리 조르주 퐁피두 센터에 귀속됐다. 이후 1998년 파리의 유대인 예술 및 역사 박물관에서 소장하게 됐다.
올해 초 프랑스 국회는 만장일치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부당하게 압류된 후, 프랑스 국립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던 작품 15점의 반환을 승인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고, 지난 4월 1일 원래 소장자였던 데이비드 센더의 상속인에게 반환됐다. 반환된 15점의 작품 중 소장자는 처음으로 이 그림을 경매에 내놓았다.
세계 3대 글로벌 옥션 필립스 옥션이 샤갈의 ‘르 페레(Le P?re·1911)’를 받아 경매에 출품한다. 한화로 약 85억~113억 원의 추정가가 매겨졌다. 오는 16~17일 뉴욕 파크 애비뉴 필립스 사옥에서 하반기 뉴욕 메인 경매를 개최한다. 마르크 샤갈을 비롯해 사이 톰블리(Cy Twombly),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에이미 쉐럴드(Amy Sherald) 등의 작품이 출품돼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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