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
앨범 내고 24일엔 기념 공연도
“색소폰은 클래식 악기, 증명할것”
“라흐마니노프는 제게 음악가라는 꿈을 심어주고 그 꿈을 키워줬어요. 언젠가는 그의 음악만을 담은 음반을 내겠노라 다짐했었죠.”
클래식 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34)가 음반 역사상 처음으로 라흐마니노프 곡만을 담은 색소폰 앨범 ‘라흐마니노프’를 내놓았다. 24일 오후 7시 반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앨범 발매 기념공연도 연다.
음반에는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G단조 편곡판과 ‘보칼리제’, 피아노협주곡 2번 2악장을 편곡한 ‘기도’ 등을 실었다. 음반과 공연 모두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와 함께 한다. 브랜드 최는 8일 서울 강남구 포니정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음반과 공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처음엔 색소폰이 클래식 악기라는 인식이 우리나라에 없어 힘들었어요. 그럴 때는 작곡가로 성공하고 싶었지만 어려움을 겪고 우울증에 시달렸던 라흐마니노프의 삶과 작품들이 제게 영감을 줬습니다.”
브랜든 최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색소폰을 시작했다. 미국 신시내티 음대 대학원에서 최연소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리옹 국립고등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2016년 귀국해 올해 여수국제음악제에서 글라주노프의 색소폰 협주곡을 국내 초연하는 등 클래식 색소폰의 매력을 알려왔다.
색소폰은 1840년대에 벨기에 목관악기 연주가 겸 악기 제작자인 아돌프 삭스가 발명했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등 다양한 음높이의 색소폰이 있다. “목관악기지만 악기 몸체도 금속으로 돼 있고, 목관의 부드러움뿐 아니라 금관의 웅장함이나 현악기의 유연함까지 갖추고 있죠.”
그는 “클래식 색소폰은 대중음악의 색소폰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마우스피스(입에 대고 부는 부분)와 리드(갈대로 만든 떨림판)가 아예 달라요. 클래식 색소폰은 아랫입술을 말아 클라리넷 비슷한 따뜻한 소리를 내고, 재즈나 팝에서 쓰는 색소폰은 입술을 풀어서 거친 느낌의 텍스처를 표현합니다.”
24일 연주회에선 2부에 이번 앨범의 메인곡인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 1부에선 무소륵스키의 피아노곡 ‘전람회의 그림’을 색소폰과 피아노 듀오로 연주한다. 내년에 집중할 ‘전람회의 그림’ 프로젝트를 미리 공개하는 셈이다.
브랜든 최는 현재 한양대와 동덕여대 겸임교수로 후배 색소포니스트들을 가르치고 있다.
“신시내티 음대에 유학 갔을 때 많은 전공자들이 색소폰을 클래식 악기로 인식하는 걸 보고 놀람과 동시에 자신감을 얻었어요. 한국에서도 그렇게 되는 게 꿈이고, 언젠가 그렇게 될 걸로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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