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용기 추락 기도’ SNS 올린 박주환 신부 ‘성무 집행정지’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뉴스1

천주교 대전교구가 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기원하는 게시물을 SNS에 올린 박주환 신부에 대해 ‘성무(聖務) 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박 신부는 지난 12일 ‘기도’라는 단어 밑에 윤 대통령 부부가 출입문이 열린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와 함께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천주교 대전교구 김종수 교구장은 15일 ‘박주환 신부의 행동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박 신부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제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많은 분들이 받으셨을 상처와 충격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박 신부의 글은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며 “박 신부에게 공적 미사와 고해성사 집전 등의 성무 집행정지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김 교구장은 “박 신부는 교회와 국민들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음을 고백했다. 진심으로 반성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사제들을 돌보고 교육해야 하는 교구장으로서의 직무와 책임을 통감한다”며 “박 신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어떠한 결정도 따르겠다는 태도를 받아들여 우선 성무 집행정지를 명령했고, 이후 박 신부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며 보다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천주교 대전교구가 15일 발표한 ‘박주환 신부의 행동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 /뉴스1

이어 “박 신부는 오랜 시간 자신을 깊이 돌아보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성공회 대전교구는 박 신부와 유사한 내용의 글(‘어휴, 암담하기만 하다.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을 14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김규돈 신부에 대해 즉각 사제직을 박탈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성공회 대전교구는 “김 신부가 하느님이 허락하신 생명을 무시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상실했다고 판단, 사제직을 박탈하는 직권면직을 공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천주교 대전교구는 박 신부에 대해 성무 집행을 정지시킨 후 일단 반성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