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에도 독서 열기가 후끈” 강원 철원군 ‘쉬리마을작은도서관’ 개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7일 13시 04분




1일 강원 철원군 김화읍 쉬리마을작은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새롬어린이집 아이들이 구연동화 교사에게 동화를 들으며 눈을 빛내고 있다. 철원=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일 강원 철원군 김화읍 쉬리마을작은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새롬어린이집 아이들이 구연동화 교사에게 동화를 들으며 눈을 빛내고 있다. 철원=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쉬리마을작은도서관에 왔어요!”

1일 강원 철원군 김화읍에 있는 ‘쉬리마을작은도서관.’
구연동화 교사가 “여러분, 어디에 왔냐”고 묻자 20여 명의 아이들이 큰 소리로 외쳤다. 동화 ‘개구리 왕자’를 응용한 구연동화가 시작되자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공주님이 연못가에서 공놀이를 하다 연못에 공을 빠트렸다”는 대목에서 까르르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날 모인 아이들은 공립 ‘새롬어린이집’ 원생들. 평소 아이들은 마을에 적당한 도서관이 없어 한달에 한 번 꼴로 읍내 김화도서관에 다녔다. 이날 개관한 쉬리마을작은도서관 덕에 이젠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어졌다. 민난홍 새롬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에서 차로 3분 거리에 도서관이 생겨서 신나게 달려왔다”며 “근처에 책 읽을 공간이 생긴 만큼 앞으로 도서관에 오는 일정을 늘리겠다”고 기뻐했다.

쉬리마을작은도서관은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대표 김수연 목사)이 문화체육관광부와 KB국민은행 후원을 받아 만들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은 1987년부터 산간벽지와 농어촌, 섬마을 지역 어린이와 주민들을 위한 도서관 건립을 이어왔다. KB국민은행 후원으로 만든 작은도서관은 105번째다.

마을 주민들에게 행복한 연말 선물이 된 쉬리마을작은도서관은 오랫동안 비어있던 김화읍 소유의 건물을 5월부터 2억8400만 원을 들여 고쳤다. 크기는 242.74㎡로 아담한 편이지만, 책 4000여 권이 들어차 알차고 아늑해보였다.

쉬리마을작은도서관에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뿐 아니라 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성인들이 읽을만한 양서들도 많다. 철원=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쉬리마을작은도서관에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뿐 아니라 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성인들이 읽을만한 양서들도 많다. 철원=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날 철원은 갑작스런 한파로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졌지만, 작은도서관의 열기는 뜨거웠다. 삼삼오오 모여든 지역 주민들은 창으로 햇볕이 내리쬐는 내부를 흐뭇하게 둘러봤다. 철원군이 개관을 맞아 도서와 장난감, 간식을 포장해 준비한 ‘독서패키지’ 60세트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

특히 엄마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이 많았다. 이윤성 군(11)은 “집 가까이 깨끗한 작은도서관이 생겨 신기하다”며 “평소 만화책을 많이 봤는데 도서관을 보고나니 역사책도 읽고싶단 생각이 들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쉬리마을작은도서관과 가까운 거리에는 백골부대(제3보병사단)가 있다. 도서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군인아파트가 있어, 군인 가족의 자녀들도 도서관을 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서관 바로 옆에 김화읍행정복지센터와 어린이공원도 있어 ‘놀이터’ 역할도 할 수 있다.
김정근 KB국민은행 동부8(송우)지역본부장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마련돼 기쁘다”며 “특히 아이들이 작은도서관에서 신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도 작은도서관을 크게 환영했다. 개관식에 참석한 박기준 철원군의회 의장은 “철원군엔 문화 시설이 심각하게 부족했는데 작은도서관이 생겨 고맙다”고 말했다. 신인철 철원군 부군수도 “작은도서관이 어린이공원과 인접해 있어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은 쉬리마을작은도서관에서 유·아동을 위한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독서 진흥 프로그램,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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