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영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왁킹(와킹)의 전설’로 불리며 얼굴을 알린 댄서 겸 안무가 립제이(본명 조효원·34)가 처음 클래식 무대에 오른다. 왁킹은 1970년대를 풍미한 디스코 음악에 최적화된 스트리트댄스 중 하나다.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31일 열리는 송년음악회에서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연주하는 스페인 음악가 파블로 데 사라사테(1844∼1908)의 ‘치고이너바이젠’에 맞춰 왁킹 댄스를 선보인다. 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클래식 홀에서 연주자와 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 긴장되지만 내 퍼포먼스가 연주자와 어떻게 융화될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립제이의 왁킹과 치고이너바이젠의 바이올린 선율이 만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7년 러시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그는 이 곡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당시 공연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237만 회를 기록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팬으로, 클래식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치고이너바이젠에 맞춰 왁킹을 췄어요. 그 전까지는 어머니가 제 춤 영상을 봐도 크게 공감을 못 했을 텐데 어머니도 공감할 수 있고 제게도 도전이 되는 곡을 선택하고 싶었죠.”
클래식 음악과 어울리는 장르로 보통 발레, 현대무용을 떠올린다. 하지만 긴 호흡에서 서서히 진면모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왁킹과 클래식 음악도 닮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의 강렬함은 왁킹을 만났을 때와 비슷해요. 바이올린이 곡 전체를 이끌며 애잔하고 서정적이었다가 강렬하고 공허해지고, 열정적이고 차가웠다가 로맨틱해지는 ‘밀고 당기기’로 사람을 홀리죠. 이런 매력이 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왁킹과 잘 맞아요.”
그는 “춤은 음악의 정서를 공간에서 미장센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클래식 무대에서도 원래부터 이 공간에 녹아 있던 사람처럼 보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6만∼1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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