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에 날개를]동아일보-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공동 캠페인
양평 원덕초교 찾은 이동도서관
“산타 할아버지가 책 읽어주는 버스가 왔어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21일 경기 양평군 원덕초등학교. 운동장에 소복하게 쌓인 눈을 밟으며 눈싸움하던 아이들이 노란색 이동식 도서관 ‘찾아가는 책읽는 산타버스’로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책을 든 산타 할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랐지만 곧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크게 외쳤다.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 찾아온 깜짝 선물에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이 번졌다.
45인승 버스를 개조해 만든 이동식 도서관 ‘찾아가는 책읽는 버스’는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대표 김수연 목사)이 운영하고, KB국민은행이 후원한다. 책읽는 버스는 농어촌이나 지역 축제 현장을 방문해 책 읽기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연동화, 체험 활동, 신나는 OX퀴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겨울에 도서관을 찾기 쉽지 않은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책읽는 버스는 올해 ‘찾아가는 책읽는 산타버스’로 변신했다. 이날 산타버스를 찾은 건 원덕초등학교 학생 22명과 이 학교 병설유치원 원생 11명이었다. 아이들은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내부를 가득 채운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산타 할아버지 분장을 한 구연동화 선생님이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의 뒷이야기를 상상한 동화책 ‘슈퍼 거북’(책읽는 곰·2014년)을 읽자 아이들은 토끼와 거북이 흉내를 내며 즐거워했다. 차예린 양(8)은 “친구들과 함께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 신기했다. 재밌는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동화 구연이 끝나자 아이들은 스스로 원하는 책을 골라 읽었다. 만화책을 집중해 읽던 김민성 군(8)은 “버스 안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예쁘게 돼 있어서 신기하다”며 “앞으로 책을 더 많이 읽고 싶다”고 했다. 이지안 양(6)은 동화책을 양손에 꼭 쥔 채 “내가 좋아하는 책이 가득한 책의 나라에 놀러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들은 배지 만들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원덕초등학교는 전교생이 70명인 작은 학교다. 병설유치원도 있지만 학교도서관이 낡고 작아 아이들이 책을 읽기 쉽지 않았다. 권은정 원덕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는 “가장 가까운 양평어린이도서관에 가려면 차로 10분 이상 걸려 독서 교육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산타버스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최민희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기획국장은 “산타버스는 2일부터 23일까지 강원 양구군 비봉초등학교, 경기 여주시 오학초등학교 등 17곳을 방문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산타버스로 아이들에게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하루를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