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2023년 계묘년을 맞아 상설전시실 곳곳에 있는 ‘토끼’ 관련 전시품 10점을 소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토끼는 우리 문화유산에서 공예품의 장식 요소로 줄곧 등장했다”며 “‘십이지신의 네 번째 동물’, ‘토끼와 거북 이야기의 재치 있는 동물’, ‘달에서 방아를 찧는 옥토끼’, ‘매에게 잡히는 토끼 모습’ 등으로 형상화됐다”고 밝혔다.
고려 12세기 청자의 정수를 보여주는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는 상설전시실 3층 조각공예관 청자실(303호)에 있다. 귀여운 토끼 세 마리가 향로를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작고 검은 눈동자의 토끼는 귀를 쫑긋 세우고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이 향로는 몸체가 연꽃 모양으로 불교 관련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신라시대 ‘십이지 토끼상’과 조선 19세기 말 ‘백자 청화 토끼 모양 연적’을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의 통일신라실(111호), 조선Ⅲ실(119호)에서 각각 선보인다. ‘십이지 토끼상’은 갑옷을 입고 칼을 들고 있는 형상으로 능묘 수호의 의미가 부여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백자 청화 토끼 모양 연적’은 파도를 내려다보는 토끼 형상으로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속 토끼가 연상된다. 사나운 매가 토끼를 잡으려는 상황을 그린 조선시대 그림들을 상설전시실 2층 서화관 서화II실(202-3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매를 피해 숨은 검은 토끼’ 그림은 눈을 동그랗게 뜬 토끼와 뾰족한 부리 사이로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있는 매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매에게 붙잡힌 토끼’ 그림은 토끼와 매를 중심으로 까치·꿩 등 주변 동물의 표정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방아 찧는 토끼의 모습은 ‘나무와 집이 새겨진 청동 거울’(1층 중근세관 고려Ⅰ실·113호), ‘문자도 병풍 제8폭 치(恥)자(字)’(2층 서화관 서화II실·202-3호)에서 선보인다.
‘토끼무늬 접시’는 상설전시실 3층 세계문화관 일본실(310호)에 있다. 일본 17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고이마리(古伊万里) 양식의 청화백자다. 접시에 토끼·구름·사각 모양 종이를 오려 붙인 후, 청화 안료를 뿜고 종이를 들어낸 뒤 세부를 추가했다. 접시 오른쪽 면에 ‘봄날의 흰 토끼(春白兎)’라고 새긴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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