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사진]을 시작하며 |
도처에 사진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불과 70년 전에는 라이카 카메라 한 세트를 살 돈이면 서울 강북의 작은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사치품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가족과 풍경을 멋지게 찍어낼 수 있는 일상 용품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20대부터 시작한 사진기자라는 직업이 어느덧 30년에 가까운 경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사진기자라는 직업을 택했던 이유가, 세상에 대한 기록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신우일신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막연하지만, 계속 탐구하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은 멋진 직업 말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거로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지금 찍고, 고르고 신문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과 공유하는 사진의 원형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쳐 오늘의 모습으로 변했는지도 살펴보고 싶습니다. 지금 사무실의 제 컴퓨터를 통하면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쉽게 떠날 수 있다는 걸 문득 깨달았습니다. 불과 20년 전만이라고 해도 아마 옛날 사진을 찾으려면 국회 도서관 수장고에 일일이 열람신청을 했어야 했고, 그렇게 발견한 보물을 인터넷에 올리기 위해 스캐너라는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수고를 덜 수 있도록 놀랍도록 간편한 PDF 방식을 개발한 누군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100년 전 동아일보 지면이 모두 디지털 파일로 저작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동아일보 데이터베이스에는 2023년 1월 현재 약 200만 장의 인화된 사진과 약 400만 장의 디지털 사진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 중 오늘과 소통할 수 있는 사진들을 찾아 독자 여러분들과 나눠보려 합니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글 한자 한자를 선택하고 사진 한 컷 한 컷을 정성들여 찍고 선택했던 한국 신문의 아버지들의 흔적을 찾아 시간 여행을 떠나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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