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준형(26)은 2021년 12월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에 이어 지난해 9월 독일 ARD 콩쿠르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이 시대 주목해야 할 피아니스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의 ‘아름다운 목요일’ 주인공으로 26일 리사이틀을 연다. 독일 뮌헨음대에서 현대음악 연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를 13일 전화로 만났다.
―올해 독일의 겨울이 따뜻하다고 들었습니다.
“날씨도 엊그제까지 좋았어요. 자전거를 타고 뮌헨 올림피아 공원에 가서 해지는 걸 보고 사진을 찍기도 했죠. 기름값과 전기요금, 집세가 많이 오른 것 외에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ARD 콩쿠르 준우승을 했는데 1, 2위는 ‘간발의 차’일 수 있잖아요. 아쉬웠겠습니다.
“일정이 빡빡해서 정신이 없었기에 아쉽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어요. 결선 지정곡을 4, 5곡 중에서 골라야 하는데,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열심히 준비했던 베토벤 협주곡 4번이 있어서 그걸 택했죠.” ―뮌헨음대 스승인 안티 시랄라 교수(핀란드)가 칭찬하시던가요.
“크게 좋아하시는 티는 안 내시던데 주변에 자랑을 많이 하셨더라고요.(웃음) 교수님이 2월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여시는데, 일정이 맞아 보러 가려고 합니다.”
―이번 연주곡은 무엇이고 어떻게 골랐는지요.
“1부 프로그램으로는 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을 생각하다 현대 작곡가 외르크 비트만의 ‘유머레스크’와 슈만의 ‘유머레스크’를 골랐습니다. 각기 다른 시대 작품이지만 같은 말을 하고 있는 듯한 곡들이죠. 슈만은 유머레스크에서 자신의 두 가지 다른 자아를 표현했는데, 비트만도 로맨틱한 면과 현대적인 면을 대립시키면서도 조화롭게 표현했습니다. 2부에서는 리스트 ‘순례의 해’ 중 제2년 ‘이탈리아’를 연주합니다. 엄두를 못 냈던 곡인데, 지금 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7개 곡으로 구성돼 있지만 한 번에 연주했을 때 훨씬 그 서사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박사과정에서 현대음악을 전공하기로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쓴 곡을 만날 때의 재미가 있어요. 실내악 연주를 많이 하고 싶었는데 현대음악과에서는 앙상블의 일원으로 실내악을 꾸준히 하게 됩니다. 마음에 들었죠.”
―카카오톡 프로필에 ‘눈사람’이라고 썼습니다.
“첫 스승인 정경록 선생님이 ‘눈사람 같은 사람이 되라’고 하셨어요. 점점 많은 것을 흡수해서 큰 존재가 되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런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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