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오스카 탈락에 美 언론도 “이건 범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5일 0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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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올해 오스카 국제장편영화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미국 현지 매체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현지 언론은 ‘헤어질 결심’의 후보 탈락을 조던 필 감독의 미스테리 호러물 ‘놉’이 단 한 개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 한 것과 함께 거론하며 이를 “당황스러운 결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AMPAS)는 24일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후보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 ‘클로즈’(벨기에) ‘EO’(폴란드) ‘더 콰이어트 걸’(아일랜드) 5편을 선정했다. ‘헤어질 결심’은 지난해 12월21일 발표된 예비 후보 15편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이중 5편을 추려 발표하는 최종 후보엔 들지 못했다. ‘헤어질 결심’은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후 줄곧 오스카 최종 후보에 오를 거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결과는 달랐다.

미국 매체들은 ‘헤어질 결심’이 최종 후보가 되지 못 한 것을 두고 한목소리로 “가장 충격적인 결과”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AP는 “올해 가장 놀라운 일 중 하나”라고 했고,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눈을 크게 뜨게 하는 결과”라는 말로 ‘헤어질 결심’의 후보 탈락 충격을 표현했다.

현지 언론은 ‘헤어질 결심’이 최종 후보에서 배제된 것을 영화 ‘놉’이 단 한 개 부문에서도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 ‘우먼 킹’에서 인생 최고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 바이올라 데이비스를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탈락시킨 것과 함께 올해 오스카의 가장 놀라운 결정으로 평하고 있다. 이들은 ‘놉’은 최소한 음향·촬영 부문에선 후보에 올랐어야 한다고 했고,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을 두고는 “아카데미의 괴상한 시각”이라고 혹평했다. 그리고 ‘헤어질 결심’의 탈락에 대해서는 “아카데미가 ‘헤어질 결심’과 헤어질 결심을 했다” “범죄에 가까운 결정” 등의 강한 표현을 써가며 평가절하했다.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이 2016년 ‘아가씨’ 이후 6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한 중년 남성이 산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과 죽은 남자의 아내 ‘서래’의 로맨스를 그렸다. 배우 박해일이 해준을, 탕웨이가 서래를 연기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전 세계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제 상영 당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한목소리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극찬 받았다. 국내에선 지난해 6월 말 개봉해 189만명이 봤다.

‘헤어질 결심’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지만, 다음 달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감독·비영어영화 2개 부문에서 후보 지명됐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도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편 올해 오스카 최다 후보 지명작은 대니얼 콴·대니얼 쉐이너트 감독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였다. 이 작품은 작품·감독·각본·여우주연·여우조연(2명)·남우조연·편집·음악·주제가·의상 등 10개 부문에서 11차례 이름을 올렸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와 에드바르트 베르거 감독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각 9개 부문 후보에 선정돼 뒤를 이었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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