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독립선언’은 104년 전 일본 도쿄에서 함께 공부한 한국과 중국, 대만의 젊은이들이 연대와 교류를 통해 세계를 상대로 발신한 메시지였습니다.”
이성시 일본 와세다대 문학부 교수(71·재일한인역사자료관장)는 2·8독립선언 104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선언의 의의를 동아시아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8독립선언은 1919년 2월 8일 도쿄의 재일 조선인 유학생 대표 11명 등 600여 명이 재일본조선기독교청년회 회관 강당에 모여 조선의 독립을 선포한 사건이다.
이 교수는 최근 출간된 ‘동아시아 속 2·8독립선언, 그 역사적 의의’(삼인·사진)의 감수를 맡았다.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이 2019년 2·8독립선언 100주년을 기념해 도쿄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토론한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해 정리한 책이다.
책은 당시 조선인 유학생들이 1915년 ‘일본의 대 중국 21개조 요구’로 촉발된 중국인 유학생들의 대규모 반대 집회에 크게 고무됐고, 2·8독립선언이 1919년 중국 베이징에서 학생들 주도로 일어난 항일운동인 5·4운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교수는 “조선인 유학생들은 신해혁명을 경험한 중국인 유학생 주도로 도쿄에서 결성된 신아동맹당에 2년간 참여했다”며 “선언서에는 당시 일본 사회에서 많이 쓰이던 용어인 개조(改造)도 여러 번 등장한다. 일본의 문화, 사회도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8독립선언은 100여 년 전 함께 미래를 공유하며 어두운 시절을 이겨낸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은 동아시아 각국의 젊은이들 간 교류가 거의 없어 안타깝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위해 연대할 수 있을지 모색해야 합니다.”(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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